중3땐가 무심코 고른 오페라 아리아집에 들어 있던 노래. 고등학교 시절 내내 이 노래를 즐겨 들었고, 군대에 들어가서도 이 노래가 그리워 마음속으로 다시 듣곤 했었다. 그런데 제대하고 집에 돌아왔더니 집안은 망해 있었고 집에 있던 음반들도 뿔뿔이 흩어져 이 노래를 다시 들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40년이 지났다. 유튜브에서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 제일 열심히 찾았던 것도 이 노래였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 그 이유가 뭔지 우연히 이 노래를 다시 만났을 때에야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소년이었던 70년대의 한국에서는 저작권이란 개념이 없었다. 그래서 다른 기존 음반들 중에서 적당한 노래들을 하나씩 골라 새로운 음반이랍시고 짜집기하여 만들어내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곤 했었다. 내가 샀던 그 음반도 그런 짜집기 음반 중 하나였는데, 그런 식으로 다른 외국 음반사가 제작한 음반을 대충 날로 먹다 보니 그런 짜집기 작업조차 건성으로 성의 없이 했던 것인지 노래 제목을 잘못 붙여 놓았던 것이다. 내가 샀던 음반에 이 노래는 '두 사람의 척탄병'이란 제목으로 실려 있었더랬다. 거짓말 같은 얘기지만 정말 그랬다. 엉뚱한 제목으로 찾았으니 이 노래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면서 참고하라고 교수님이 틀어주신게 오페라이미지나리아였지요. 여러기법을 보라고 틀어준.. 밝았다가 어두웠다가. 조금 무섭기도 슬프기도 했던 오페라이미지나리아 그것도 한참 나중에 알았어요. 그때 다들 애니 기법을 관심있게 보는데, 전 그 영상 수록곡도 아닌 엔딩크레딧 올라갈때 잠깐 나온 곡이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았고 군대를 다녀와서도 문득생각나 한참 찾으러다닌 기억이 나네요. 꼭 첫 사랑 찾듯이. 핸폰없던 시절 막연한 느낌. 비제의 진주잡이가 카르멘보다 너무 좋았어요. 근데 어딜가도 없던걸 용산 신나라에서 발견하고 샀는데. 그 기분이란 근데 웃긴게 집에와서 들으니 내 기억속의 그 목소리가 아닌거에요. ㅜㅜ 또 한참지나 알게된게 알랭반조.. ㅋ 지금은 유튜브에서 쉽게 듣지만 그땐.. 지금도 이건 알랭반조로 들어야.. 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마다 귀에 꼿힌게 다들 다르다는것도 재미있고 수십년지나 옛날 LP나 CD를 찾아 헤메는것도 머랄까요. 근데 너무쉽게 유튜브에서 찾아버리는게 좋으면서도 뭔가 아쉽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