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댓글들에서, 정성일 평론가 혹은 그가 선정한 영화리스트가 지나치게 현학적이라고 지적하시는 그 지점이 바로, 평론가라는 직업을 가진사람들이 마땅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평론가는 단순히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하고 가이드하는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대중과 소통하는 것은 평론가가 해야할 일의 아주 일부분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비평보다는 비교적으로 역사가 오래된 문학비평사를 살펴보면 비평은 단순히 독자와 소통하거나 작품을 평가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60년대를 지나면서 비평 그 자체가 원작보다 더 깊이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비평이 작품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문학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아마 평론가들이 지나치게 현학적이다는 의견을 가지신 분들께서는 평론가와 큐레이터의 개념을 혼동하신 듯 합니다. 평론가도 큐레이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평론가로서도 훌륭하지만 큐레이터로서 더욱 훌륭하기에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시는 분이 이동진 평론가라고 생각하고요. 그런점에서 저도 정성일 평론가보다는 이동진을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평론가라는 직업이 단순하게 관객과 작품, 관객과 창작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뇨, 그런 시대는 이미 진작에 끝장났기 때문에 정성일에 대한 평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겁니다. 평론가와 대중 사이의 갭이 크고, 영화 제작자들이 대중의 의견에 접근하기가 힘들었던 레거시 미디어 시대에는 평론가의 역할이 당연히 중요했겠죠. 말하자면 영화계에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수단을 점유한 '관객'이, 그때는 평론가가 유일했기 때문에 그나마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근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영화 현업인들이 평론가들 말 들을 필요가 대체 뭐가 있나요? 그리고 또 관객들은 어떻습니까? 예전에야 영화에 대한 정보나 의견 교류의 장 자체가 전무했으니 소수의 평론가들이 주도하는 논의의 장에 대중이 참여하여 정보를 얻어가는 구도였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도대체 있긴 한가요? 물론 대중문화의 흐름을 기록하는 역할로써의 비평은 계속 필요하긴 하겠죠. 근데 그걸 왜 대중 앞에서 하고 있냐 이겁니다 ㅎㅎ 영상자료원이나 영진위에서 연례행사나 한국 영화 몇주년 기념, 이런 식으로 책자 구성하는데나 기록으로 남기면 되지 왜 그걸 대중 앞에서 2~3시간 동안 문어체로나 가능한 이야기를 구어체로 억지로 풀어놓냐 이 얘기예요. 저도 현장에 아주 많이 참여해봤지만 솔직히 그거 고문 아닌가요? 뭐 활자로 했을 때나 적합한 이야기를 자꾸 오프라인 현장에서 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대착오적 영화계 종사자들이 본질적으로는 제일 문제긴 하죠. 그래도 시장은 정직합니다. 정성일씨의 평론이 기록적으로는 가치가 있을지 몰라도 (솔직히 저는 이제 여기에도 동의를 못 하겠지만요 ㅎㅎ), 대중들이 너무 현학적이라는 반응을 내놓는 건 이제 너무나 당연하지 않나요? 대중의 외면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게 정성일 씨 스탠스 같은데, 왜 대중들한테 정성일의 효용을 설득하려 하시는지 잘 모르겠군요 ㅎㅎ
@@우마보틀 글쎄요. 저는 정성일 평론가 같은 대중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영화를 교육하려는 사명감 넘치는 평론가가 꼭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도 다 같은 대중은 아니니까요. 설득당하기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이죠. 저는 정성일 평론가의 '현학적인' 평론이 무지 감사하고 좋습니다. 이 분의 평론집을 읽으며 영화만 배운 게 아니라 인생도 배웠으니까요.
이동진이 대중적 행보한거랑 안티크라이스트 만점 준거는 하나도 연관성이 없음. 이동진은 분명히 대중노선을 택했음. 그걸 부정하는건 웃긴거고. 다만 그 정성일이 이미 10년도 더 전에 이동진을 높게 평가함. 물론 이동진이 각잡고 쓴 흔히 말하는 시네필이 인정할만한 책이 없는거 인정. 하지만 그가 대중적 행보를 택했다고 해서, 그게 깊이있는 평론을 쓸수 없는 수준의 사람이라는건 아니지. 그가 대중적인 행보를 택한건 맞음. 그런데 그에게 깊이있는 평론이 없는게(나는 있는지 없는지는 모름. 다만 비판자의 입장에 따를때) 그가 능력이 없어서인지, 대중적인 행보로 인한 선택적 글쓰기인건지, 그런 글을 쓰기엔 너무 바쁜 사람인건지 우리가 알수는 없음. 다만 그의 주변인들의 평가에 따르면 그가 무슨 파워블로거 수준의 사람이 아닌것은 분명해보임.
이제는 시효가 만료된 20세기 지식소매상. 정성일덕에 건진 감독 하나 있다. 클린트이스트우드. 정성일 이전엔 그냥 더티해리 시리즈의 흥행물 배우정도로 생각했던 배우인데 90년대 정성일의 가이드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를 다시 찾아보게 됐음. 하튼 말투나 썰 푸는 전개방식은 나 아니면 못듣는 이야기 꽁꽁 싸맨거 풀어준다는 식의 전형적인 90년대 전문가 스타일이다. 메인인 영화자체의 심층적이고 날카로운 분석보단 영화작가의 배경이나 영화제작에 둘러싼 주변 지식 전달등에 너무 힘을 쓰는 스탈이라 이 사람 평을 듣거나 예전 KINO라는 잡지에서 쓴 글을 보면 데이빗 린치의 lost in highway가 따로 없음.90년대 씨네21잡지 창간호부터 KINO같은 잡지를 2000년대 중반까지 사모아 봤지만 평론가를 통한 영화를 보는 시선의 날카로움은 오히려 요 몇년간 이동진 김중혁등의 영화채널을 통해 보는 눈이 늘었을 정도임.
글쎄 정성일 평론가가 이동진에게 자리를 내주었다는게 사실 일지도 모른다. 그가 이동진에게 밀려 최고의 평론가가 아니라 해도 그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다. 현시대의 대중들이 그의 평론을 어렵다고 평한다해도, 이렇게 영화를 깊게 파고드는 그의 평론은 충분히 가치있다. 난 단지 색깔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짜장면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고급 분자요리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평론가와 대중 사이의 갭이 크고, 영화 제작자들이 대중의 의견에 접근하기가 힘들었던 레거시 미디어 시대에는 평론가의 역할이 당연히 중요했겠죠. 말하자면 영화계에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수단을 점유한 '관객'이, 그때는 평론가가 유일했기 때문에 그나마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근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영화 현업인들이 평론가들 말 들을 필요가 대체 뭐가 있나요? 그리고 또 관객들은 어떻습니까? 예전에야 영화에 대한 정보나 의견 교류의 장 자체가 전무했으니 소수의 평론가들이 주도하는 논의의 장에 대중이 참여하여 정보를 얻어가는 구도였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도대체 있긴 한가요? 물론 대중문화의 흐름을 기록하는 역할로써의 비평은 계속 필요하긴 하겠죠. 근데 그걸 왜 대중 앞에서 하고 있냐 이겁니다 ㅎㅎ 영상자료원이나 영진위에서 연례행사나 한국 영화 몇주년 기념, 이런 식으로 책자 구성하는데나 기록으로 남기면 되지 왜 그걸 대중 앞에서 2~3시간 동안 문어체로나 가능한 이야기를 구어체로 억지로 풀어놓냐 이 얘기예요. 저도 현장에 아주 많이 참여해봤지만 솔직히 그거 고문 아닌가요? 뭐 활자로 했을 때나 적합한 이야기를 자꾸 오프라인 현장에서 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대착오적 영화계 종사자들이 본질적으로는 제일 문제긴 하죠. 그래도 시장은 정직합니다. 정성일씨의 평론이 기록적으로는 가치가 있을지 몰라도 (솔직히 저는 이제 여기에도 동의를 못 하겠지만요 ㅎㅎ), 대중들이 너무 현학적이라는 반응을 내놓는 건 이제 너무나 당연하지 않나요? 대중의 외면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게 정성일 씨 스탠스 같은데, 왜 대중들한테 정성일의 효용을 설득하려 하시는지 잘 모르겠군요 ㅎㅎ
@@Bingzae 그 역할을 비평이 하던 시대는 진즉에 끝장나버렸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일개 비평가 한명이 흘러간 영화를 끄집어내서 재평가 받게 해준 사례요? 근 10년 안에 그런 사례가 있긴 있었습니까? 과거의 영광과 향수에 취해서 나 비평가입네 하고 거들먹거리고 다니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란 말입니다. 유튜브라는 영상 플랫폼에 콘텐츠랍시고 올려놓은 이 꼬라지를 좀 보세요. 진짜 한숨이 나옵니다
정성일..미디어에 대한 열정도 글빨도 머 나쁘진 않은데...국제적 평론가라면 지녀야할 자기만의 독창적인 시네필적 눈만은 아직 획득하지 못한듯...특히 최근엔 그저 비엔나 비엔 등 국제영화씬에서 이미 평가를 얻은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뭔가 대단한 평론가인양 스스로를 포장하는 느낌만 있음..자칫 영화오퍼상의 수준 정도로 보일 수도 있기에 위태로워 보임...또 하나 내가 정성일을 지지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꼴통 강간마왕 김기덕을 옹호했던 전력때문...그의 초창기 악어, 야생동물..어쩌구 시절부터 김기덕을 발굴해 띄웠던 크리틱으로서, 먼가 최근의 김기덕 미투와 오버랩도며 별로 느낌이 안좋아짐...솔직히 내가 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입증할 수 없는 혐의가 하나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왠지 김기덕 영화의 공동작가...내지는 드러나지 않은 김기덕영화의 그림자 기획자가 정성일이라고 생각되어진다는 점...
아바타가 국내 첫 개봉했을 때 ,씨네21을 비롯한 씨네필을 위한 다는 매체에서 너도나도 3D와 후기 웨스턴만을 논했고 정성일과 허문영만이 그걸 넘어선 문제의식으로 평했다. 독창적인 시네필..? 그때 이 지점을 지적못한 아류 시네필들은 그러면 뭐가 되는거지? 어디까지 기고해야 독창적 시네필일까.
평론가 중에 평론가, 지난 시절 한국 최고의 영화평론가라 칭송 받던 정성일이 이동진에게 자리를 물려 줄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물론 평론가는 대중성과는 별개로 예술성, 작품성을 따져야 하는것이 맞고 대중에게 휘둘리지 않으며 정치성향을 초월해 자신의 소신껏 영화를 평가 해야 하는 직업이긴하다. 하지만 이게 대중성과 완전히 단절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 리스트들 중에 과연 일반적인 영화팬들이 몇 편이나 봤을까? 아니 몇 편이나 알까? 당연히 베스트30 뽑으랬으니 꼭 사람들이 많이 봤을만한 영화를 뽑아야하는건 아니지만, 정성일의 리스트는 매번 이런식이다. 평론가는 대중들에게 예술을 설명해주고 좋은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이지 소수 엘리트들의 전유물 처럼 만드는 직업이 아니다.
어이없는 소리하고 앉았네 그만큼 대중이 보는 영화가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수준이 낮다는 생각은 왜 못하는지? 여기있는 영화들 모두 21세기 들어 나온 영화중 가장 중요한 영화들임은 누구도 부정 못하는 사실이고 님이 공감 못하면 걍 관객으로서의 수준이 그정도 인거지 애꿎은데다가 문제제기를 하네 그러면서 닉네임은 또 히치콕 ㅋㅋㅋ 웃고갑니다 님이 말하는 영화팬이 도대체 누굴 말하는지여? 영화팬이 아니라 일반대중 말하는 거겠죠...시네필이라면 저 리스트에 불만 가지는 사람 아무도 없음 너무 당연한 리스트라...영화적 성취를 이룬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대표격인 영화만 꼽아서 그렇게 헤비한 리스트도 아님 평범한 수준의 관객이 이런거라도 우연찮게 접하고 차원이 다른 영화 하나라도 건질 수 있는게 중요한거지 더 수준높은 관객이 보러 다니는거 빤한 관객들까지 고려해서 리스트에 포함될 영화의 수준을 낮추라? 말인지 방구인지
그리고 이동진이 잘나가는 이유가 역설적이게도 비평적 수준이 정성일 보다 낮아서임 정성일 수준의 비평은 많은 사람들이 따라오기에는 무리가 있음...그리고 엄밀히 말해서 자리 물려준 적도 없음 지금도 정성일 허문영이 최고임...걍 대중이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 교양 수준으로 컨버팅해주는 이동진 뿐이라 여기저기 매체에서 많이 찾을 뿐이지 뭣도 모르면서 나대지 좀 마셈
영화 설명에서 실제 영화와 다른 부분들이 있죠. 버스 납치범은 자살이 아니라 경찰의 총에 사살됐고(사살을 유도했을 수는 있다고 봄), 여행을 위해 버스를 훔친 게 아니라 중고버스를 구입했죠. 마지막 장면 설명에서 코즈에가 소통하던 종이(?)에다 이름을 쓴 게 아니라, 바닷가에서 주운 조가비에다 이름을 붙여서 부르면서 허공을 향해 던졌고(이는 이마무라 쇼헤이의 복수는 나의 것 엔딩장면을 연상시키기도), 마코토가 코즈에를 번쩍 안아 든 다음 집에 가자고 이야기했다는 설명도, 실제 영화에서는 마코토가 집에 가자고 부르자, 코즈에가 담담히 걸어와서 함께 버스에 올라 산 정상을 떠나며 마무리 되고.. 영화는 기억에 의존하는 매체라 어느정도는 관객의 상상력이 더해질 수 있고 왜곡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저는 정성일 평론가께서 위와 같은 장면으로 유레카를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 더 흥미로웠는데..
그냥 니가 아무 생각이 없는거야. 여기에 나온 영화들은 모두 영상매체 중에서 가장 첨단의 방법론들을 적용한거고, 거기에서 새로운 가능성들은 시간을 두고 다른 영상매체에도 영향을 끼친다. 정성일이 일곱번째로 꼽은 영화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텐'인데 아주 작은 디지털 카메라로 관찰하듯이 찍은거야. 그러면 지금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예능포맷이 생각나지 않아? 관찰예능이잖아. 큰 상황만주고 멤버들이 즉흥적으로 채운다? 무한도전이잖아. 텐이 2002년도 작품이고 가장 첨단의 예능이라 불렸던 무한도전 시작한게2006년이다. 이제 이해가 좀 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