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최욱 #매불쇼 - 시네마 지옥 : 전찬일 X 라이너 X 최광희 ---------------------------------------------------------------- 광고 문의 : ad@podbbang.com / 02-6903-9392 출연, 사연 등 기타 문의 : mbshow@podbbang.com 또는 인스타그램 @maebulshow 메시지 주세요 :)
어제 방송한 매불쇼의 유튜브 썸네일을 보고 한참 웃었다. 억울한듯 울부짓는 내 얼굴을 가운데 놓고 양쪽에 라이너와 전찬일 평론가가 키득대고 있다. 뭐. 청취자(혹은 시청자)에게 재미를 안겨준다면, 비록 코미디언은 아닐지언정 방송하는 사람의 보람이다. 이 방송을 통해 근엄하고 진지하고 현학적인 워딩을 남발하는 평론가 이미지의 고정관념을 깼다면, 일단 내 작전은 성공인 셈이다. 2018년 이 방송의 오프닝 멤버로 출연을 시작했을 때부터 나에게는 몇가지 원칙이 있었다. 절대로 마음에 없는 덕담(립서비스)으로 스스로를 방어하지 말 것. 최대한 솔직하게 말할 것. 고루하거나 멋있어 보이는 표현을 삼갈 것. 그런데 이게 두 사람이 되고 세 사람이 되니 어쩔 수 없는 시너지가 나도 모르게 생긴 것이다. 사람이 여럿 모이면 코미디가 나온다. 사실상 코미디는 서로 다른 캐릭터 사이에서 벌어지는 충돌의 에너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2019년 가을 무렵에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다. 내가 평론가가 아니라 익살꾼이 되어 버린 듯한? 그래서 매불쇼를 떠났다. 유럽을 두 바퀴 돌고 오니 다시 불러주어 지금 평론가 3인 토론 체제로 바뀌었다. 반응이 가장 괜찮다. 나 혼자 쇼할 때보다 훨씬 더 재밌어졌다. 이렇게 위기에 빠진 평론을 근엄함의 감옥으로부터 탈출시킨다. 매체에서 영화 비평이 살아남는다면 빤스라도 벗을 것이다. 나로선 알맹이를 보호하기 위해 껍데기를 바꾼 것이다.
파친코 워낙 평이 좋아서 한꺼번에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원작과 달리 신념 있고 강직한 인물로 그려진 이삭 캐릭터를 꿈만 쫓아가는 사회주의자 몽상가로 바꾸었다는 얘기가 있더라구요. 원래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죽는데 그런 내용은 다 빠졌다고 하고… 오히려 친일파 인물인 고한수에게 원작에 없는 서사를 부여해 긍정적으로 보여지게 한다는 지적들이 있어 망설여져요. 뿐만 아니라 원작에 비해 일본이 행한 여러 만행을 의도적으로 안 보여준다는 지적들도 있어서요. 이런 비판에 대한 평론가님들의 생각이 궁금하네요. 평론가님 세 분 다 파친코를 극찬하셨던 터라…
드라마나 영화는 원작 소설을 압축 생략하는 각색을 거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변형은 불가피합니다. 이민호 캐틱터도 뻔뻔한 친일파, 선자의 첫사랑, 관동대지진으로 가족을 잃고 생존 본능만 남은 사람, 시리즈도 이런 여러가지 관점에서 인물을 해석합니다. 그 관점들 가운데 어디에 방점을 찍을지는 보는 사람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