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야화에서 들려드리는 꿀잠 스페셜! 3시간 연속듣기
경기도 이천에 가난하지만, 학식이 풍부하고 인품이 좋은 김 선비가 살고 있었다. 그에게는 열여섯 살 된 딸이 있었는데, 미모가 뛰어나고 정숙하기 이를 때 없었다.
그 무렵, 궁에서는 세자비를 택하기 위해 대신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수소문해서 학문을 갖춘 곱고 총명한 처녀들을 뽑았다.
그런데 김 선비의 딸이 물망에 올라 간택이 되었다. 가난한 선비 집안이라 딸은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가마를 타고 아버지는 터덜터덜 그 뒤를 따라 걸어갔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왔다가 얼어 죽었다’는 말이 있듯이 고추같이 추운 소한 무렵이라 찬바람이 살을 에웠다.
온종일 걷다 보니 가마꾼들도 기운이 빠져 몸이라도 녹이려고 주막집을 찾았다. 고개를 넘어서자 해는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가고 땅거미가 내리고 있었다.
가마가 주막집에 이르자 김 선비는 가마 문을 열며 딸에게 말했다.
"소현아, 빨리 내려라. 몸도 녹이고, 여기서 하룻밤 지내고 가자꾸나."
그런데 선비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냐? 정신 차려라."
선비는 딸을 붙잡고 흔들더니 대성통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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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окт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