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에서 겔페스(미즈키로 변장했다 변신 충격파에 휩쓸려 죽은 조아노이드)가 워낙 단역이라 OVA에서 나온 줄도 몰랐는데 표현이 잘 되었네요. 개인적으로는 하이퍼조아노이드 오인중이나 아프톰 등을 좋아하는지라 퀄리티를 떠나서 원작 스토리 재현율만큼은 OVA보다 2005년판이 가장 좋다고는 생각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들의 활약이 집중된 원작의 유적기지편이 OVA에서는 다루지 못하는 바람에, 특히 오인중이 대대적인 각색을 불가피하게 겪을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OVA 후반부에서 다루는 크로노스 일본지부편~유적기지편 사이의 저 파트는 오인중의 부재란 요소만 빼면 OVA가 거의 똑같이 잘 재현했군요. 2005년판에서는 유적기지편을 위해 이전 스토리를 전체적인 골격만 유지하고 싹 각색하기는 했는데, 그 각색한 스토리가 제가 가장 좋아하던 그 유적기지편하고는 더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딱 그런 게 원작+2005년판 팬들의 고평가 요소이기도 했습니다만... 사실 그 2005년판도 이 OVA에 빚진 게 있는 게, 원작에서 로스트넘버즈 3인방의 솜룸은 하이퍼조아노이드 파나다인(OVA에선 짤렸지만 2005년판에서는 등장)을 보조하느라 따로 활동하다 먼저 죽었다는 점입니다. 즉 로스트넘버즈 3인방이 함께 가이버1과 싸우다 아프톰만 살아남은 건 여기서 각색된 거였고, 2005년판에서는 이 장면을 그대로 이어받아 솜룸이 메가스매셔에 함께 휩쓸릴뻔한 아프톰을 밀치고 혼자만 죽은 감동적인 최후로 또 다시 다듬어졌으니까요.
원작 기준으로 작중에서 이유가 나오는데 가이버의 재생능력과 정신지배 면역능력 때문입니다. 현재 큰 병에 걸린 것처럼 묘사된 크로노스의 수장 아르칸펠이 강림자를 만나러 가기 위해 반드시 가이버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들이기도 하고요. TV판에서도 자세한 이유는 나오지 않았으나 아르칸펠이 가이버가 되어야만 한다는 사실만은 명시되어 있습니다. OVA에서는 짤린 유적기지편 후반부 내용도 아르칸펠을 배신한 리하르트 규오가 자기가 가이버가 되려던 음모를 가이버와 크로노스 양측에서 막아내려던 삼파전이었습니다.(당시에는 모두의 적이었던 아프톰까지 합하면 4개 진영.)
당시에도 근력증폭도가 17배로 일반 조아노이드 수준에선 제법 높은 편이었습니다.(전투원급 중 성능이 우수하다는 그레고르가 근력증폭도 15배고, 그 이상 가는 타입들은 흔치 않은 편.) 헤드빔 수준의 레이저까지 가지고 있던 거 보면 전체 성능은 출중한데 아프톰이 손종실험체라 유사한 타입들 양산이 안 되서 저렇게 된 거죠. 일반 조아노이드 수준으로 어지간한 하이퍼급 이상인 가이버를 몰아세운 것도 로스트넘버즈 코만도가 손종실험체들 중 최정예 대원들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이퍼급으로 재조제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것 보면, 아프톰 본인의 역량은 손종실험체만 아니었더라도 충분히 오인중에 필적하는 수준의 하이퍼조아노이드가 될 수 있었을 정도로 타고난 포텐이 높았다고 봐야겠지만요.(재조제 이후 얻은 융합포식 능력은 조아로드들이나 가지고 있는 능력임에 이후 드러나게 되었고.)
만화나 영화에서 툭하면 인질을 잡고 주인공을 무장해제 시키는데 말도 안되는 것임. 주인공이 인질을 무시하고 공격하면 인질이 죽더라도 악당도 죽일 수 있으므로 악당이 인질을 함부로 못죽임. 그런데 주인공이 인질 때문에 무장을 해제하면 주인공은 얻어 터지다가 죽을 수 있고 인질을 지켜줄 수 있던 주인공이 죽은 다음에 악당은 그 인질을 맘대로 할 수 있음. 주인공과 인질이 모두 죽일 수도 있다는 것임.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은 절대 무장을 해제해서는 안됨. 현실에서 경찰이 인질 때문에 무장을 해제하는 경우가 없는 걸 보면 알 수 있음.
보라색의 여자 가이버(가이버2F)인 발키리아 포슈바리는 원래부터 의도한 캐릭터가 아니라, 이 OVA보다 더 먼저 나온 86년 극장판의 최종보스였는데(이때는 원작 가이버2 리스카 짝퉁이었던지라 원작에서도 리스카의 의붓여동생이라는 설정이 붙은 것 같습니다.) 타카야 요시키 작가가 보고 괜찮다고 판단해서 원작으로 역수입해왔다고 하네요. 원작의 발키리아는 다른 히로인들인 미즈키나 그리셀다와 차별화되는 화끈한 서브히로인으로 묘사되긴 합니다만, 원작자 본인부터 내팽개친 스토리라 많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