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듄 소개해주시는 영상들에서 자주 언급하셨던 '종교공학'의 무서움을 중간중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음악과 연출들로 인해 이게 공포영화가 아닌가 착각했을 정도였어요; 그리고 이 영화는 영웅서사라기 보다는 타락물, 혹은 악의 탄생기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언급하셨던 것처럼 몇몇 인물들의 설정이 바뀌었지만 그로 인해 프랭크 허버트가 듄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메시아주의에 대한 비판이 잘 녹아들었다고 생각해요. 정말 간만에 좋은 영화를 봤고, 요런시점님의 영상들 덕분에 한층 더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영화였습니다. 꼭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개봉날 첫타임에 봤는데 여태껏 가진 극장 경험 중 최고였습니다. 보는 내내 부스럭거리는 소리 한 번이 안 나고, 타이틀 뜨고 검은색 크레딧 올라가기 전까지 한 분도 안 일어나시더라고요. 우는 분들도 꽤 보였습니다. 저도 울었고요ㅠ 개인적으로 각색을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원작 소설과 많은 부분에서 다르지만 주제의식은 그대로, 오히려 더 강화되었고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잘 살린 것 같아요. 원작과 달라 뻔하지 않아서 좋았고 새로운 장면과 해석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2회차 관람하고 든 생각인데, 1인칭에 가까운 폴의 시점으로 영화가 진행되다가 생명의 물을 마신 이후로는 연출상으로 폴에게 거리를 두려는 게 느껴졌어요. 고뇌하는 개인이 아닌, 예언된 메시아로서의 폴의 모습만 보이더라고요. 관객이 폴에 대한 관점을 바꾸게 하려는 장치인 것 같아요. 후반부로 갈수록 저 자신이 하나의 프레멘 광신도가 되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리산 알 가입!’을 외치고 싶게 만들 정도로요. 그러면서도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기 때문에 씁쓸함을 느끼며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원작을 읽은 입장에서는 그게 영화를 더 비극적으로 만든 것 같아요. 지하드를 향해 흘러가는 거대한 강물을 폴은 더 이상 막을 수 없기에. 영상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퀴사츠 해더락도 나무의 방향을 통째로 바꿀 수는 없다는 걸 잘 표현해 준 것 같네요. 주변에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주절주절 쓰다 보니 좀 길어졌네요… 지금까지 신나서 떠든 듄친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영상으로 영화 듄2의 해석을 거의 완벽하게 할 수 있었네요. 정말 영화 보는 내내, 아니 끝으로 갈수록 더 현실이 비참하고 잔인하며, 단순히 sf영화가 아니라 실제 지구에서 일어난 역사가 계속 상기되면서 광기어린 종 교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영화 보는 내내 얼굴이 구겨지고 감탄과 한숨이 교차하며, 종교적 믿음으로 인해 무조건 돌격하는 프레멘의 모습에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이건 현재이기도 하고 과거이며 우리 인류의 미래이기도 하겠지요.. 이렇게 영화 하나로 인류역사와 인간심리를 깊게 고뇌해본 건 오랜만인것 같아요. 저에겐 24년도 원탑 영화입니다..! 듄1을 왜 뛰어넘엇다는지 영화를 보고 완전히 이해했어요 ㅎㅎ 와중에 영상에서 닥터 폴 스트레인지가 됐다는 말에 풉 터졌네요~ 죠은 유투버 채널 알게되었어요~ 다른 영상도 잘 보겠습니다🫶🏻
소설처럼 폴의 각성을 꼼꼼하게 단계적으로 보여줄 수 없었기에, 프레멘을 근본주의파와 회의주의파로 나누었고 제시카는 "종교심을 부추기는 교활한 자"로, 챠니는 "이성의 목소리" 역할로 바꾸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순수하게 폴의 능력과 각성 때문에 프레멘 지도자로 받아들여졌던 소설과 달리 영화에서 각성은 좀 더 단순화된 대신 프레멘의 계파와 제시카의 밑작업 덕을 본 걸로 바뀌었네요. 파운데이션 같이 런타임이 긴 드라마였으면 모를까 상영시간의 한계가 있는 영화로 폴의 각성을 완전히 묘사해내기는 힘들었을 것이기에 이런 변주로 (원작을 모르는 대다수의) 관객에게 설득력을 더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영화화가 항상 원작 그대로여야한다고 생각하진 않고 듄의 영화화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보지만, 소설의 제시카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영화를 본 후에 소설을 본다면 완전히 색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거라고 봐요. 그런 점에서는 아주 성공적인 "원작 영업용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듄 파트 1 개봉 소식이 알려지고 듄에 대한 정보를 찾던 중 이 채널에서 듄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한 뒤 듄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 덕분에 적어도 현재까지 제 인생 최고의 SF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영화 두 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채널을 운영하고 영상을 올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번에 드디어 듄을 직접 영화관에 가서 2회차 달리면서, 본격적으로 듄친자가 되버린 SF 덕후인데 요런시점님 영상들도 항상 팬으로서 볼 때마다 겁나 재밌습니다... ㅎㅎ 🥹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역사에 길이 남게 될 웅장한 대서사시와 성전에 대한 역사서를 읽는 듯한 느낌이였습니다.. 🥲
요런시점님 듄 세계관 정리 영상 보고 바로 빠져들어서 바로 애플티비로 듄 파트1 보고, 다음날(어제) 영화관가서 파트2까지 봤는데, 3시간이 짧진 않았지만 길게도 느껴지지 않았을정도로 너무 만족했고 영화관에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덕분에 좋은 작품알게되어서 감사인사 적고 싶었어요! 감사합니다.
와 재밌는 포인트 많네요! 그중에 파란물 먹고 역대 계승자들의 기억을 받는다는것과, 그로인해 과거는 물론 미래도 보게 된다는게 진격의거인에서 나오는 컨셉과 비슷해서 소름돋았네요!(거인 계승자가 기억이어받기) 진격거 작가도 듄이나 듄에 영향받은 컨텐츠를 본걸까 싶기도 하고 ㅎㅎ 최근의 작품들이 듄에서 영향 많이 받았다는게 실감되네요
폴이 제시카와 나눴던 좁은길 대사에서 좁은길이 경우의 수의 의미도 되겠으나, 성경의 마태복음 7장 13-14절과 관련한 의미로도 보입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13:00 의 대화에서도 '부름을 받으면 응한다.'가 개인적으로 신의 부름으로 인해 십자가의 응한 것과 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되네요. 메시아 서사 기반의 아키타입적 요소가 상당히 반영된 영화인데 챠니를 보면 한편으로 인간의 자유의지가 많이 강조된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 결말은 제 뇌피셜이지만 운명론적 메시아 서사보다는 자유의지 쪽으로 기울 것 같습니다.
원작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원작자의 의도를 꽤나 잘 파악하신거 같네요 종교에 비판적인 내용이죠 영상에서 나왔듯이 광신도 살아있던 죽었있던 중요하지 않다 등 영화에서도 은연중에 표현을 많이 하긴합니다 일단 영화에서는 원작과 다른길로 갈 수 있다는걸 암시해서 어떻게 마무리 할지 모르겠지만… 중간중간에 종교에 대한비판적인 시각을 느낄수도 있고요 애초에 배경 자체가 사막에 무슬림이기도 하고 아시다싶이 기독교도 같은 곳에서 생겨난 종교이기도 하고요 유일신 기반이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한사람에게 집중된다는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출판되지못한 7권 일부내용이 제국주의에서 민주주의로 끝이 납니다 여담으로 톨킨은 듄을 극도로 혐오하는걸로 알려져있고 그 이유중 하나로 톨킨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서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user-tm7pc8gw4t 두 판타지 대가가 극명한 관점 대립이 있었군요. 메시아 신앙이 엄청나게 위험하긴 합니다. 더군다나 그 메시아가 죽고 세상에 없을 때는 더 그렇죠. 원작을 읽어보지 못해서 뇌피셜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결말이 메시아의 구원으로 마무리 되는 건 현대에 이르러서 대중과 미디어에게 수용되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60년대면 한창 포스트모더니즘이 꽃피우는 시기도 하고요. 다만 최근 흐름으로 본다면 인간원형 때문인지 아니면 최고선의 부재로 인한 공허함인지는 몰라도 종교가 다시 떠오를 것 같기도 하네요. 예전만큼은 아니겠지만요. 대다수 인구 내면의 빈자리는 초월적인 것으로 채우는 게 쉽고 간편하니까요.
@@user-tm7pc8gw4t 그렇군요. 원작이 메시아 서사를 신랄하게 깠다면 톨킨이 싫어할 법 하기도 하네요. 말씀처럼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것도 위험하다는 사실에 완전 동의합니다. 더군다나 그 사람이 죽은 이후는 더 위험하죠. 원작을 읽어보지 못해서 뇌피셜이라고 하였으나 아무래도 메시아 서사 결말로 가게 되면 오늘날에선 대중과 미디어가 수용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원작을 쓸 때의 배경 역시 그렇기도 하고요. 다만 요즘 생각이 드는 건. 문명기 거의 대부분과 함께한 인간의 원형 때문인지 아니면 인간의 태생적 한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근시일 내에 종교가 옛날만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지금의 지위 이상은 회복할 것 같기는 합니다. 절대선의 존재만큼 명확한 것도 없고 간편한 것도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