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6 영어 자막이 추가되었습니다. (번역자: Kate Ahn) 이 영상은 [내이름은비밀]님과 [라이거]님, [시현]님의 제안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후추나 향신료에 대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은 분들은 프레드 차라의 《향신료의 지구사》나 정한진의 《향신료 이야기》를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무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윌리엄 번스타인의 《무역의 세계사》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이오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있어요! [ bit.ly/3gbHgsy ] 인스타그램 아이디: iooodhi *자주 제기되는 질문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남깁니다. - 후추는 매운맛이 아니다? (2020.09.03. 20:51 추가 / 2020.09.04. 23:26 수정) 일단 매운맛은 맛이라기보다는 통증입니다. 때문에 어떤 통증을 유발하느냐에 따라 매운맛도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매운맛으로 알고 있는 것은 고추 속에 들어있는 캡사이신이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캡사이신은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리는 통증을 만들어내죠. 반면 후추 속에 들어있는 피페린은 찌릿찌릿하고 얼얼한 통증을 줍니다. 후추의 매운맛은 고추의 매운맛과 성격이 다르죠. 따라서 고추의 매운맛만 생각하고 ‘후추가 맵나?’라고 묻는다면 ‘아니오’라는 대답이 나올 겁니다. 하지만 후추는 분명히 매운맛이 나는 ‘신료’입니다. 후추나 고추가 피페린, 캡사이신 같은 물질을 발달시킨 건 곤충이나 새 같은 포식자가 열매를 못 먹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종의 독극물이었죠. 인간이 후추나 고추를 먹으면 고통을 느끼는 것도, 어렸을 땐 조금만 매워도 못 먹는 것도 그래서고요. 하지만 자꾸 맛보다 보면 우리 뇌는 매운맛이 그리 위협적인 신호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그러면서 고통을 즐기는 법을 서서히 터득하게 됩니다. 사실 0:15 부분의 그래프처럼 한국인이 매운맛을 즐기는 폭이 워낙 넓다보니, 후추의 매운맛 정도는 순한맛이라 인식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또 하나 생각해봐야 할 것은, 중세 유럽의 귀족들은 식재료 본연의 맛을 가릴 정도로 많은 양의 후추를 쏟아부었다는 겁니다. 오늘날 우리가 요리할 때 후추가루를 조금 뿌리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중세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어본 사람들도 있는데, 너무 매워서 차마 못 먹을 정도였다고 증언합니다. *몇가지 오해를 바로잡는 글을 덧붙입니다. 1. 오스만이 동로마(비잔틴)를 멸망시킨 것이 신항로 개척의 원인이 되었다? 동로마를 멸망시킨 뒤 오스만이 동방의 향신료가 유럽으로 들어가는 교역로를 차단했고, 그로 인해 향신료 수입이 줄자 향신료를 찾아 신항로를 모색하게 되었다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이 주장에는 여러 반론이 있습니다. 첫째, 멸망 당시 동로마는, 그리고 동로마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은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가 아니었습니다. 고대부터 15세기 말까지 후추를 비롯한 향신료는 이집트와 시리아를 통해 유럽으로 전해졌습니다. 콘스탄티노플도 이집트와 시리아 시장에서 향신료를 구입했구요. 1291년 시리아에 있던 십자군 왕국의 마지막 거점 아크레가 맘루크에 의해 정복되자, 콘스탄티노플이 잠시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가 되었던 적은 있습니다. 이때는 몽골이 세계제국을 건설하며 실크로드가 활성화되어 있던 때였고, 때문에 동방의 향신료가 육로를 통해 콘스탄티노플까지 흘러들었습니다. 하지만 14세기 중엽에 몽골 제국이 와해되자 베네치아 상인들은 다시 베이루트나 알렉산드리아를 통해 향신료를 수입했죠. 따라서 콘스탄티노플 함락이 지중해의 향신료 무역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베네치아의 주된 거래처는 동로마가 아니라 맘루크였으니까요. 둘째, 비록 동지중해의 제해권을 놓고 다투기는 했을지라도, 향신료 무역에 한해서는 베네치아와 맘루크, 나아가 오스만의 이해관계가 같았습니다. 향신료 무역은 이들 나라의 돈줄이었기 때문입니다. 포르투갈의 신항로 개척은 베네치아, 맘루크 모두에게 타격이 되는 일이었고, 나중에는 오스만에게도 그랬습니다. 때문에 오스만은 맘루크를 정복한 뒤에도 베네치아가 맘루크와 맺었던 계약을 갱신해주기도 했고, 포르투갈을 견제하며 지중해 상권을 회복하려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오스만의 성장과 신항로 개척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그보다는 다른 요인들이 포르투갈 등으로 하여금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더 힘을 얻고 있습니다. 2. 상한 고기의 불쾌한 맛과 냄새를 가리기 위해 후추를 사용했다? 냉장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고기를 보존하기가 어려웠고, 때문에 고기가 살짝 상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불쾌한 냄새를 가리기 위해 후추를 썼다는 주장인데요. 이 주장은 오늘날 완전히 부정되었습니다. 통념과 달리 중세 귀족들은 언제나 신선한 고기를 먹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사냥을 해서 잡은 고기를 먹는 것을 특권으로 여겼고, 그렇지 않은 고기라도 도축 후 수일 내에 소비되었습니다. 고기가 상할 틈도 없이 소비되었던 거죠. 귀족들이 후추에 열광했던 건 다른 요인들 때문입니다. 영상에서 설명한 것처럼 후추가 신분적 상징이었다는 게 첫 번째 이유이고요. 두 번째 이유는 약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중세 의학에서는 인간의 몸이 네 가지 체액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 체액의 균형이 무너지면 질병이 발생한다고 봤는데요. 건조하고 차가운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진 고기를 먹을 때는 뜨거운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진 후추를 먹어 균형을 맞추려고 했습니다. 물론 현대 의학의 시선으로 볼 때 전혀 근거가 없지만요. *참고문헌 정한진 《향신료 이야기: 달콤한 미각의 역사》(2006) 프레드 차라 《향신료의 지구사》(2014) 윌리엄 번스타인 《무역의 세계사》(2019) 안대회·이용철·정병설 《18세기의 맛》(2014) 빌 프라이스 《푸드 오디세이》(2017)
영상의 퀄리티에 내용의 정확성까지.. 엄청난 걸 공짜로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2번은 정말 당연한 것이, 후추를 사서 먹을 정도의 경제력이 있다면 상한 고기를 먹을 이유가 없거든요. 후추가 하도 비싸서 후추를 사면 소를 끼워줘도 그런갑다 할 가격인데, 그 비싼 걸 상한 고기를 감추려고 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향신료로 질나쁜 고기의 맛을 가리는 건 향신료가 고기보다 싸진 오늘날에야 가능해진 일이지, 그 당시 향신료 가격을 생각하면 택도 없는 일입니다. 고기를 숙성해서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보니 (브리야사바랭의 책에도 칠면조를 며칠 놔뒀다 먹어야 깃털의 맛 성분이 고기로 스며들어가 맛있어진다는 말이 나오죠) 그걸 보고 오래 보관해 맛이 간 고기를 먹는다고 오해한 것이 아닌가 추정해 봅니다. 마시모 몬타나리 도 추천합니다. 레퍼런스로 참 좋은 책입니다.
좋은 영상 감사합니다. 후추의 무역을 유럽의 매운맛 민감성과 엮어 역사를 설명한게 참 재밌네요. 그런데 보면서 좀 다른 의문도 생겼습니다. 후추는 동량의 금과 비교될정도로 비싼음식이라 서민들이 매운음식을 즐겼다고 하긴 어렵지 않을 까요? 즉, 유럽에서 후추를 즐길수 있었던 귀족 외에 일반 유럽인들은 매운맛을 어차피 몰랐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보다 매운맛을 느낄필요가 없을정도로 진화한게 유럽인들이 맵찔이가 된 이유라고 생각해요. 진화한건 고온다습한 환경에 살고있는 남미, 아시아 등지 이겠지만 어쨋든 항생효과가 있는 향신료에 수반되는 매운맛을 맛있는 맛으로 느끼도록 진화해야 보존된 음식을 먹기 편하지 않았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영상이었습니다. 후추무역이 세계사에 끼친 영향을 보니 새삼 새롭고 재밌네요. 맵찔이라는 키워드로 녹여낸 부분이 특징적이었네요!
와,,, 진짜 유익하고 깔끔하게 잘 정리된 내용과 편집 최고입니다 몇년전 호주에서 프랑스인들과 같이 프랑스레스토랑에서 일을 했었는데 그때 프랑스 친구 요리사가 한국인들 매운맛 즐기는거에대해 "매운맛은 맛이아니다 그냥 통증이고 쓰레기이다" 라는 말을 했었는데 맵덕후로서 기분이 나빴지만 워낙 친한 친구이고 평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친구가 아닌걸 알아서 그냥 웃으며 넘어갔던적이 있습니다. 이제 그친구한테 역사를 말하면서 너네 조상도 나랑 똑같은 맵덕후였다고 말해줄수있겠네요 ㅋㅋ
@@지구인-k8w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전반적인 소금함유량은 한국음식이 오히려 더 높음... 국요리가 발달한 한국음식은 소금 꽤 많이, 물도 많이 => 덜 짬 상대적으로 국물요리가 덜 발달한 서양음식은 소금 조금 많이, 물은 적게 => 매우 짬 결론 : 애미야~ 국이 짜다~
추가로 평균기온이 높은 지역일수록 식성이 맵깡패라는 논문도 있죠. 음식의 오랜 보존을 위해 필연적으로 고추 후추 마늘 등 갖은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지라 .. 한국은 기후가 인도나 동남아급도 아니고 전통 한정식도 사실 담백한 편인데 현재는 매운음식 강국인게 미스터리.. 갠적으로 국민라면 신라면 지분이 7할은 된다고 생각.
영상 퀄리티를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수준이네요 단순 후추 하나만 가지고 보는게 아니라 여러나라의 관계를 이해를 통해 보여주는게 참 인상깊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사의 흐름에 대해 심층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데 이러한 작업이 하루 이틀안에 절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유튜브를 즐겨보는데 이만큼 세련된 영상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좋은 정보와 영상퀄리티 감사합니다. ^^ 제가 해줄 수있는 것 좋아요 밖에 없네요 덕분에 좋은 공부가 됐습니다.
그냥 다양한 매체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와서 오우 김치 ㅜ 맛있어요 매워요 ㅜ 이러는거 보면서 점점 세뇌되는거임 정작 더 매운음식이 많은 나라는 한국이 아닌데도 ㅋㅋ 저도 방금 까지 국뽕에 차있다가 세뇌당한거였구나 생각함 + 외국인들은 김치 신라면 하나 제대로 못 먹는데 난 개잘먹네? 이런거지
후추와는 별개로 고추 같은 매운 조미료는 과거에 신선도가 떨어지는 재료의 냄새를 감추기 위해 거칠고 감각이 무딘 노예들이 첨가해서 먹던 자연 강장제 같은 식품이었는데, 한국에서도 전쟁으로 가난한 시대에 좋은 식재료가 부족하니 매운 양념을 많이 해서 먹었고 그게 한국인의 매운맛의 유래임. 실제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인지 기능이 저하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음. 매운맛에 열광하는 국뽕 치고 인지 기능이 정상적인 사람들이 없는 것만 봐도 바로 알지. 거칠고 무디고 무감각한 사람들이 먹는 천한 음식임.
고작 후추나 사프란같은 향신료로 그렇게 열광할 정도인가? 싶을 수 있겠지만 서구권은 아시아에 비해 야채류가 많이 나지 않고 넓어서 육류와 빵이 거의 주식이었는데, 걍 구운 고깃덩어리에 빵만 매번 먹는다고 생각해보셈..... 심지어 서민들은 질이 그다지 좋지 않은 딱딱한 빵이나 질긴 그냥 구운 고기 자체만를 먹어야 했을텐데 저런 향신료가 얼마나 큰 발견이었겠어
역시 너무 재미있어요!! 향신료 이야기를 다루니 '카레'의 역사도 궁금해집니다! 인도의 커리, 일본식 카레 등 국가별로 맛의 변형도 많았을 것 같고 특히 카레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게된 시기와 당시 어떤반응이었는지, 또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카레, 오뚜기 카레와 같은 인스턴트(?)카레의 형태는 언제, 어떻게 왜 보급되어 자리잡고 대중들에게 사랑받기 시작했는지도 궁금해요!!
후추도 고추의 캡사이신 처럼 화학반응으로 느끼는 통각반응입니다. 고추는 캡사이신 후추는 피페린으로 전혀 다른 매운맛을 뇌에 전달하죠. 후추는 통각으로 알싸함을 전달하고 고추는 타들어가는 느낌의 통각과 몸이 열을 내도록 신호를 전달해 땀을 뻘뻘 흘리게 합니다. 뭐 쉽게 말해 유럽은 피페린도 맵다고 느낄정도의 수준
임진왜란 이후에 빨간색을 띄고 있는 김치나 고추장 같은 붉은색 양념이 널리 퍼졌기에 임진왜란때 조선에 들어온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고려후추라 부르며 에도 시대에 들어왔다거는 이야기도 있으나 일본의 사료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에서 고추종자를 가져왔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고추는 아직까지 언제 한국에 들어왔는지에 대한 정확한 사료가 존재하지 않기에 임진왜란 시기 일본 유입설과 북방전래설 두가지가 대립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냉면은 원래 북쪽에서는 단순히 "국수"라고만 부르던 음식으로 한겨울에 메밀면을 만들어서 동치미 국물을 부어서 먹던 단순한 형태에서 출발한 겁니다. 그러니까 원래는 서민이 겨울에 먹는 음식이었던거죠. 고려시대 까지와는 달리 조선 시대가 되면 중앙에서 각 지방 부목현으로 관리를 내려보내는 체계가 생기게 되고, 현지 세력들과 결탁을 막기 위해 몇년마다 자리를 이동시키게 되죠. 이때 북쪽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남쪽에 와서 냉면을 찾기 시작했고, 겨울엔 남녀노소 신분의 구별없이 먹었고, 한여름엔 임금이나 고위관료가 아니면 먹기 힘든 음식이었다가, 조선 중기가 되자 누구나 배달시켜 먹는 야식이 됩니다. 물론 서민은 시켜먹기 보다는 만들어 배달하는 쪽이었지만요.
매운맛이라는건 지속적으로 먹어줘야 적응되고 매운걸 즐길수있다는걸 느낀게 세달정도 절에 들어가서 매운거 전혀없는 음식만 먹고 술도 안먹고 했던적이 있었음 그 뒤 하산하여 밥한그릇 비벼서 청양고추 고추장에 찍어먹었는데 혓바닥 찢어지는줄 알았음 원래 매운거 잘먹고 즐겨먹는 편이었는데 안먹다 먹으니 힘들었음 물론 지금은 맵다하면 매운거 찾아가서 먹는 상태
마가린이 나오기 전부터 값비싼 버터를 대체할 유지방 덩어리를 개발하고자 하는 의도는 꽤 많았습니다. 가령 독일의 쉬말츠 Schmaltz 같은 것은 가난하던 유태인들이 닭이나 오리의 기름을 굳혀서 버터 대용으로 튀김용 기름이나 빵에 발라먹는 용도로 쓰던 것을 독일인들도 이용했고... 마가린은 나폴레옹 3세가 전쟁 도중에 버터 공급이 힘들자 대용품을 만들라고 명령하면서 나온 것입니다. 초기에는 고래 기름, 청어 기름들을 써서 냄새 제거가 잘 되지 않으면 고약한... 요즘의 마가린은 식물성 기름 그 중에서도 값싼 팜 오일 대신 그래도 괜찮은 식용유에 헤이즐 넛, 호도, 마카다미아 등에서 추출한 기름을 섞어 고급스러운 마가린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최고의 버터는 저지나 건지 종의 소 또는 물소의 젖으로 만든 버터라는...
나 유럽에서 홈스테이할때 진라면 순한맛을 챙겨갔단말임 근데 내가 그때 라면을 잘 못끓였을때라 라면1개에 물을 거의 3배 이상을 넣어버림ㅠ 그래서 나도 매운거 못먹지만 딱 먹었을때 와 클났다라고 생각할 정도였음. 너무 너무 밍밍해서. 근데 일단 기대하고 계시니까 어쩔 수 없이 드리고 막 싱겁다 이런얘기 하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자기 매운거 잘먹는다고 하시면서 국물 한입 드시고 어우 쏘 스파이시 어우 계속 이러셔서 그냥 입다뭄 진짜 매워하시드라....그치만 ㅈㅅ한데 그거 진짜하나도안매웟어요....근데 진짜 어우....ㅈ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