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 처음부터 다시 듣기 - 부드러운 비가 내리는 한낮의 숲속, 텐트 위로 토독토독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멀리서 천둥이 우릉대는 소리, 천둥을 피해 온 새들이 나무 사이에서 지저귀는 소리, 텐트 근처에 있는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 * * * 보온컵에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을 하염없이 지켜보았다. 텐트 입구로 삐죽 꺼내둔 슬리퍼 위로 발가락을 꼼질거리니 흥건하게 고여 있던 빗물이 흙바닥으로 주륵 흘러내렸다. 봄비는 겨우내 꽁꽁 얼어 있던 땅을 남김없이 녹일 기세였다. 내내 가물었던 계곡에도 깊이가 더해져 힘차게 흐르는 모습은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동면을 마치고 깨어나 포근한 빗물에 정신없이 세수를 하고 있을 소동물을 상상하며 뜨거운 차를 홀짝이는데, 문득 뒤통수에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벌써 일어나셨어요?" "해가 중천이구만 무슨."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달그락 찻잔을 찾는 소리가 들리길 몇 초, 이내 좁은 옆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말았다. 담요까지 둘둘 말고 앉은 조수 녀석은 어찌나 더운 잠을 잔 건지 온 몸에서 흰 김이 펄펄 날 지경이었다. 그 모습에 잠시 눈을 흘기다가 진저리를 치듯 대자연으로 시선을 옮기자 대번에 뾰로통한 목소리가 왼쪽 귀를 때린다. "방금 그 눈빛은 뭡니까? 사람을 지렁이 보듯이." 지렁이에게 보내는 내 시선이 얼마나 따뜻한지 제일 잘 아는 놈이, 라고 한소릴 덧붙이려다 그 갈라진 목소리를 더 듣느니 먼저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러나 찻잎을 후후 불어 차를 마시며 뭐라뭐라 웅얼거리는 목소리까진 어찌하지 못할 터였다. 대신 눈썹을 찌푸려 가며 멀리 호수 중앙 즈음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편이 나았다. "우리 교수님." "한번만 더 수작부리면 저 아래로 밀어버린다." "어휴, 또 험해지셨네. 어젯밤엔 분명..." 들고 있던 보온컵을 던질 기세로 노려보자 드디어 그 입에 족쇄가 걸렸다. 조수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딴청을 피우며 까치집이 된 머리를 벅벅 긁어댔다. 등 뒤로 식은땀 한 줄기가 도르륵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도 원했던 정적을 차지했으나 도리어 침을 삼킬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결국 차를 마시는 척을 하면서 침을 꿀꺽 넘겼다.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며 화끈거리는 뺨을 식히려는데 대뜸 조수가 손가락으로 호수 쪽을 가리키며 입을 틀어막고 소리쳤다. "뭔가 보여요!" 그 말에 호수 위로 옅게 내려앉은 안개 위로 정신없이 시선을 옮겼다. 이곳에 진을 치기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벌써 '그것'을 발견하게 된다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온 신경을 호수 위에 집중한 채 텐트 뒤쪽으로 손을 더듬어 망원경을 찾았다. 그런데... 없다. 손에 잡히는 망원경도, 호수를 떠다니는 그것도 발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대신 차가워진 왼쪽 뺨에 뜨겁고 촉촉한 무언가가 잽싸게 닿았다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저만 보이나요? 이 열렬한 마음 말이예요. 헤헤, 긴장 좀 푸ㅅ... 아악!" 우당탕. 호수의 괴물이고 뭐고, 오늘 너부터 잡는다. * * * 🌙 영상이 떠블! 아 떠브을!! * * * *관련 문의가 많아 덧붙입니다. 위 글은 원작이 없는 순수창작물이며 무단 배포 및 복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피드백/비즈니스: Natzamzzzz@gmail.com 🌙 인스타그램 @natzamzzzz 🌙 채널 내 영상의 재사용은 불가하며, 악플 또는 배려 없는 댓글은 무통보 삭제됩니다. 🌙 낮잠 채널에서는 원저작물에 새로운 창작성을 가한 2차 창작물의 경우, 라이센스를 해소한 음원과 영상을 통해 변형·각색하여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정 이용'의 범위에 속하며 저작권법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캠핑 왔는데 비가 오면 망했다 생각하고 텐트 안에만 박혀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소나기면 다행이겠지만 우연히 장마에 걸쳐버리면 되게 우울했었어요 ㅋㅋㅋ 위안이될만 했던거는 낮잠님 영상처럼 토독토독 들려오는 빗방울소리뿐이였죠. 우산 안에서 듣는 거랑은 조금 달랐던게, 우산 안에서 듣는 빗소리는 넷플릭스 같았다면 텐트 안에서 듣는 빗소리는 영화관 같았다는거? 좀 더 웅장하고 그냥 빗 속에 갇힌 느낌? 비오는날 캠핑은 비추천이지만 빗소리랑 풀내음만은 최고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난방텐트 안에서 이거 듣고 누워있으니 작년 여름에 지리산에 캠핑갔던게 기억나네요. 머무르는 내내 비가 많이 왔었거든요ㅋㅋ 그땐 빗소리보다도 계곡소리가 10배는 시끄러웠지만요ㅋㅋ 새소리까지 더해지니 캠핑가서 자다가 한 새벽 5~6시쯤에 깨서 빗소리 듣고 있는 것 같아요ㅋㅋ
들으니까 추억 돋는다.. 가족들끼리 캠핑 가서 즐겁게 보내고 이제 다 자는 시간이 와서 자는데 엄청난 비와 번개와 바람이 ..! 그땐 너무 무서워서 엄마 아빠 언니는 다 자고 있고 나는 혹시 모를 상황에 미어캣 마냥 혼자 앉아서 밖에 빼꼼빼꼼 쳐다보면서 겉옷 입고 덜덜 떨다가 "내가 잠들면 안돼 ! 가족드른 내가 지킨다 ! "이런 마인드로 계속 졸리븐 거 버텼는데 ㅋㅋㅋ 그때가 아침 점심 때 물놀이도 하고 실컷 논 상태인데다가 새벽이 깊어져서 나는 너무 잠오지 바깥 상황은 난리가 났지.. ㄷㄷ 나 혼자 혼란 해하다가 너무 눈이 감겨서 나도 모르게 눈을 떠보니 담날 아침... ㅋ 근데 너무 억울 한 건.. 나 혼자 늦잠 잔다고 잔소리 들었다고 !! 난 가족 지킨다고 말야 어 !! 잠 까지 버텨가며 몇시간을 그러고 있었는데 ! 치이.. 근데 지나고나니까 그때 억울 했던 감정 두려웠던 감정 기뻤던 감정 행복 했던 감정 등등 모두 다 나의 기억이 됬고 나의 추억이 됬네.. 절대절대 잊지 말아야지. ㅎㅎ (근데 나 그때 진챠 진챠 억울 해써... 😭)
낮잠님 에셈알 정말 많은 힘이 됐어요 수능 전날까지 공부하며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최애 영상은 봄비 영상이었어요. 아침에 어둑어둑할 때 들으면서 공부하면 참 좋았었는데.. 결국 대학 왔어요! 대학 공부 하면서 또 낮잠님 빗소리 앰비언스를 찾아 듣고있네요ㅋㅋㅋㅋ 모쪼록 항상 좋은 하루 되시고, 큰 용기와 자신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낮잠님♡
톡톡톡. 조금씩 손바닥 안으로 모여가는 빗방울들이 늘어난다. 이윽고 빗방울이 어느정도 모인 것을 확인하고나서 나는 내 발치에 놓인 이름 모를 식물에게 모아놓은 빗방울들을 내려보냈다. 모였던 빗방울들은 누가봐도 자라난지 얼마 되지 않은 그 식물의 이파리에 무겁게 내려 앉았다가 땅으로 흘러 다른 빗방울들과 섞여들어갔다. 그 광경을 멍하니 쳐다보던 나는 다시 손바닥을 하늘로 대고 빗방울을 모으기 시작했다. 얼마나 반복했을까. 별 생각 없이 멍하게 그 과정을 반복하던 나는 결국 힘없이 꺾어져버린 이파리를 보고 나서야 행동을 멈췄다. 솔직히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고, 어느정도 반복하면서 이파리가 휘어갈때쯤 잠깐 아차 싶었지만, 어차피 비가 오는 동안은 빗방울을 계속 맞아야 할텐데 한 방울씩 맞는 거나 한 번에 맞는 거나 똑같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 손은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계속 멈추지 않고 빗방울을 열심히 모아 부어대는 행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끝나자마자 내 눈에 들어온 건 이미 꺾여버린 이파리였다. 그리고 이어 눈이 간 건 꺾인 이파리의 바로 옆에 있는 더 작은 이파리였다. 그 작은 이파리는 한 방울씩 비를 토도독 하며 맞고 있었는데, 역시 다시 보아도 이미 꺾여서 내 손에 들려있는 이파리보다 더 작고 줄기도 여렸다. 그렇게 작고 여린 데도 불구하고 그 작은 이파리는 내리는 비를 온 몸으로 다 맞으면서도 꺾이지 않고 그 자리에 잘 서있었다. 그제서야 내가 생각 없이 하던 행동이 얼마나 잔인한 행동이었는지 깨달았다.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였던 빗방울 몇 개가 이 이파리에게는 너무 무거웠구나. 괜히 그랬나...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나는 갑자기 목이 말라서 작게 박수를 치며 손에 묻은 물과 이파리를 탈탈 털어내고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텐트에 들어가 약간 서늘해진 날씨에 목을 축이기 위해 마신 따뜻한 차 한모금은 금새 내가 했던 생각들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그래, 뭐 내가 아니였어도 다른 사람들한테 밟히기도 하고 그랬을텐데 뭐. 다음부터 안그러면 되는거지.... 오래 고생하고 공부해서 싹을 티웠고 그냥 그대로 두기만 했다면 예쁜 꽃을 피웠을 나이에 무슨 일이 그렇게 힘들었을 지는 감히 가늠할 수 없지만, 꼭 다음에는 힘든 일은 한 방울씩 견딜 수 있는 만큼만 맞으면서 예쁜 꽃을 피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낮잠님 감사합니다 매번 공부하면서 듣고있어요 지루하고 괴로운 수험생활에 큰 힘이 돼요 ㅠㅠ 시험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온 느낌이라 마음이 조금하고 손에 안잡힐때 낮잠님 작품들으면서 하면 조급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얼른 합격해서 잠잘때만 듣고싶네요 ㅎㅎ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낮잠님께는 좋은 일 들만 가득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낮잠님 asmr을 들으면서 자면 정말 편안하고 무궁무진한 꿈을 꿔요ㅠㅠ🙏 덕분에 따땃한 마음으로 스르륵 잠들어서 아침에 일어나 기분 좋은 꿈을 곱씹는 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그 영상 컨셉과 비슷한 꿈을 꾸게 되어 너무너무 설레고 행보캐용,, 꿈이 기억이 나면 그 때 그 상황과 이야기를, 기억이 잘 나지 않으면 그 느낌을 되뇌이면서 하루를 포근하게 보낼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해용~~!!🥰
요즘에 코로나 때문에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고 집구석에만 박혀 있어 마음이 허전하고 심심했는데 낮잠NZ이라는 채널을 발견하게 되어 어떨 땐 숲 속에 가보기도 하고 어떨 땐 중세시대에 가보기도 하고 어떨 땐 내가 원하는데로 갈 수 있게 해주시는 낮잠님이 있어서 너무 좋고, 낮잠님 영상을 볼 수 있어서 너 허전했던 하루도 따뜻하게 마무리 되네요🥺 힘드실 땐 쉬고 오세요!!저희 나비잠들은 낮잠님을 멀지만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낮잠님을 기다리고 있어요!!오늘도 좋은영상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혹시 된다면 지브리에 대한 영상 만들어주셨으면해요!(지브리를 워낙에 좋아해서ㅎ) 그럼 낮잠님도 따뜻하고 행복하게 하루 마무리하셨으면 좋겠네요💗 낮잠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