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주제는 영국의 속물근성을 상징하는 껍데기 remains인 것 같아요. 나머지, 흔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시대 (인생)의 핵심을 보지못하고 껍데기, 구시대적 사고와 형식에 갇힌 영국의 형식에 사로잡힌 속물근성(스노비즘)을 신랄하게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윤여정 배우님도 영국인의 스노비즘을 말한 적이 있었지요. 영화에서 주인인 달링턴 경도 구 독일의 영화라는 오랜 환상에 갇혀있어 (역사가 짧은 체코를 비웃고, 미국도 비웃고) 나치의 태동과 미국의 등장 (결국 실리주의를 상징하는 미국인 루이스에게 집을 빼앗기죠)을 보지 못했고, 집사인 스티븐스도 시를 읽으면서도 그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언어적 유희만을 위해 읽는다고 했지요. 집기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반짝반짝 윤을 내면서도 시스템이 무너질까봐 아름답지 않은 하녀만 고용하고. 그렇기에 최고의 여인인 켄턴이 자기 아버지를 이름(형식이 아닌 그 사람의 정수?)라고 부르는 것도 못마땅해했고, 그녀의 사랑도 자신의 직책에 매여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집사이면서도 집이라는 껍데기를 돌보는 자신을 집의 주인으로 착각하며 살았지요. 심지어 아버지의 임종이 다가왔음을 알면서도 형식적인 업무에 전념하느라 놓쳤고요. 영국인이 보기에 편한 영화는 아닐 것 같습니다. 요새 영국 왕실의 폭로전도 보기 민망스러울 정도고요. 마지만 장면에, (빛바랜) 건물 바깥에서 (혼이 떠나듯) 멀어지는 카메라 앵글이 보여주는, 실내에서 밖을 바라보는 스티븐스의 시각을 통해 속물주의에 회의를 갖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도 같습니다. (그전까지 집을 보여주는 시각에서 항상 카메라는 실내 중앙에 주인이라도 되는 듯이 당당히 서있는 스티븐스를 비췄지요) 켄턴이 자기 딸이 임신해서 아기를 낳을 거라 달링턴저택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는 것도, 켄턴은 이제 껍데기를 추구하지 않고 아기 (미래의 희망, 삶의 본질)를 돌볼 거라고 말하는 것도 의미심장합니다. 결국 껍데기만 추구하다 주인마저 바뀐 껍데기에 갇혀 텅빈 삶을 사는 스티븐스...짠하네요. 그의 아버지 스티븐스 1세 모습 그대로 (죽음이 가까운 노인)가 영국의 모습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수작입니다. 집사장과 하녀장의 심리 묘사가 긴장감을 부르고 스릴마저 느껴집니다. 하녀장이 자길 짝사랑하는 줄 잘 알면서도 그녀의 사랑을 품어주지 못하는 집사장이 원망스럽네요. 굴러온 호박을 내치다니(!). 집사장은 자기 임무에 헌신하는 올곧은 사람인 반면 하녀장은 주관이 뚜렸하고 할 말 다하는 당찬 여인으로 두 사람의 성격이 큰 대조를 이룹니다. 결말에서 집사장이 사랑을 붙잡지 못한 걸 후회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네요. 그러나 "남아 있는 나날"이 있으니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안소니 홉킨스와 에마 톰슨의 명연기가 불꽃을 튀네요.이 둘은 이 영화 감독인 제임스 아이보리의 전작인 에서도 호흡을 맞추었습니다. 원제인 The Remains of the Day 는 "지난 날의 흔적"이라 번역하는 것이 소설 내용을 잘 함축한다는 생각입니다. 다시 보고픈 영홥니다.
모든 장면이 흥미롭고 몇번이나 되풀이해서 보았지만, 영화와 책의 제목인 remains of the day 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적이 있네요. 남아있는 나날이라는 표현보다는 그날의 흔적들.. 정도가 적당했을 것 같네요. 남아있는 나날... 이라는 제목도 나쁘지 않지만... 소설과 영화에서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지 전혀 다른 방향성을 보게 만들더라구요. 어찌되었든 좋아하는 영화를 리뷰로 만나니 반가운 마음에 끄적여봅니다. remains 를 껍데기, 흔적...으로 해석한 아래 분의 해석에 감탄하고 갑니다.
이 영화 꽤 오래전에 보았는데 한 장면이 기억납니다. 안소니 홉킨스가 어느 모임인가에 가서 저명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보았다는 식으로 약간 의시대는 장면이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계속 지켜 보더니 "혹시 직업이 집사였습니까? "하고 질문 당하는 순간 안소니 홉킨스가 놀래면서 자기 정체를 들키는 것이 두려워 도망 가는 듯한 장면. 뭔가 인간 본성의 허세가 나오면서 그것 마저 무너져 버리는 현실
우와앙 홉킨슨 아저씨 이렇게 보니 엄청 젊네요!! 그리고 여주분 그.. 내니로 나오는 영화 굉장히 재밌게 봤었는데 ㅋㅋㅋ 좋아하는 두 배우의 젊은시절을 보니 너무 좋네요! 집사의 인생이란.. 뭔가 멋진거같으면서도 평생을 주인 모시고 살아야하구.. 근데 전문가적인면으로 봤을때는 멋지고.. 😀
집사로서 자신의 감정까지도 절제하고 살아가는것아 과연 좋은것인가? 책을 읽어보지않아서 잘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의 하인으로서 충성과 예의 절제된 감정을 보이며 사는것이 과연 인간다운삶인가? 가난해도 자유롭게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사랑하고 사는것이 오히려 이세상에 사는 인간의 진실한 삶일것이다
I didn't know Christopher Reeves and Hugh Grant were on this movie! After watching this movie review, I've decided to watch the full movie. Thank you, Dito Story!!
당시 수상(쳄벌린?)가 달링턴같은 미숙아 때문에 더 많은 참상과 사상자...저런 집사형의 인간 칭송받지만 나는 싫다. 예술인들 중에서도 별 의미도 없는 연기에 인생을 걸고 주변을 희생시키고 상처주는 인간들 너무 많아. 같은 인간끼리 좀 잘살고 지위가 높다고 그들을 위해 영혼을 팔아먹으며 정작 자기인생은 없어. 완벽하게 가르친다고 밑에 사람들 거의 다 죽이고 같은 독종끼리만 살아남는...그런 열정이 주변인들 좀 챙기는 사랑으로 승화되면 얼마나 좋나 사랑은 무대가 아니라 힘든 이웃에 있다
거대한 음모적 영화가 아닐까 생각 해 보는.. 집사 들의 이야기로 독일과 유럽의 퉁스를 살짜 가려놓고.. 인간이 끝끝내 슈퍼 이고로 기존의 정상적인 삶.. 사랑 연인 부부 유대인의 성경 역사.. 이런 걸 조각 내고 츄림 하면서.. 하이브리드 음모 영화네요.. 겉멋 부리면서 인간사회의 근본 틀을 흔들이 대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