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학과도 아니면서 식품에 대해 논하지 말라는 분들도 종종 있는데요,
그런 분들도 식품의 약리적인 작용과 과량 복용의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지는 않으셨으리라 생각해요. 제가 드리는 말씀들은 식품 자체의 영양성분의 분석이 아니라 임상적인 결과로 병원에 오게 되신 분들과 상담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일반적인 범위 내에서의 콩의 섭취는 건강에 특별히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점심 때 콩국수 한 그릇 먹었다고 몸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대두(노란콩,메주콩,백태)의 성분 중 이소플라빈이라는 성분은
우리 몸에서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줄 수 있지만,
어찌 보면 과도한 섭취로 인해 여성호르몬 관련 체계를 '교란'시킬 수도 있습니다.
대두에서 추출한 이소플라본은 '파이토에스트로겐', 즉 식물성 여성호르몬으로 불리며
여성호르몬 유사 작용을 하기 때문에
갱년기 여성을 위한 영양제, 보조제, 건강기능식품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소플라본의 효과에 대한 연구에서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즉 먹으나 안 먹으나 똑같은 사람이 많고,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식물성'이라 해서 또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요.
실제로 우리가 복용하는 약물들도 주 성분은 식물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식품'이나 '식물성'이라는 말이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이소플라본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워낙 많고,
갱년기 영양제 시장도 굉장히 크기 때문에 의사들도 이에 대한 연구를 여러 차례 진행하였습니다.
여러 논문을 종합하여 내린 결론이 효과가 없다는 것이었구요.
물론 어떤 분들은
"어? 나는 콩 먹고 (혹은 이소플라본 영양제 먹고) 갱년기 증상이 좋아졌는데?"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일괄적인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복용에 의의가 없다는 것입니다.
나 한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이기에,
갱년기 호르몬제를 대체할만한 훌륭한 대안으로 떠오르지 못합니다.
사람마다 반응이 다른 것은 내 몸 안의 호르몬이나 각종 전달체계가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나는 너무 효과가 좋아 주변에 추천했는데, 내 친구는 아무 효과가 없고 열감이 더 심하기만 하다고 불평하게 되는 것입니다.
효과가 좋은 분이라면 적당한 범위 내에서 복용을 금지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유사 호르몬'으로써 호르몬을 복용할 때와 유사한 부작용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갱년기 호르몬 치료를 할 때에 준하는 검진을 매년 잘 챙겨서 받으시길 바랍니다.
호르몬제를 드시거나 드시지 않거나 간에
콩물, 석류즙, 석류캔디 등을 섭취한 후 심한 유방통이나 질출혈, 생리불순으로 병원에 내원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생리를 20일 간격으로 한다며 찾아오신 40대 초반 환자분이,
"저 갱년기인가요?" 하셨는데, 피검사에서는 극도로 높은 호르몬 수치를 기록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분은 하루 4잔 먹던 콩물+@ (뭐 여러가지 섞어드심)을 중단하고 나서 2달만에 정상 주기로 회복되었습니다.
이소플라본도 호르몬 교란이나 갑상선 호르몬 대사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섭취용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건강기능식품은 대략 정량을 지키며 제조했으리라 기대해봅니다만 (아닐수도 있겠죠)
스스로 선택하여 갈아 마시는 즙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며 무리해서 섭취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자꾸 진료실에서 만나게 되는 거겠죠.
특히 갱년기 호르몬 치료를 할 때 의사의 목표는
'가장 적은 양의 호르몬으로 증상을 컨트롤하는 것'입니다.
호르몬의 용량이 높아질수록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호르몬제의 부작용도 증가합니다.
우리는 항상 이 용량을 최소한으로 유지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갱년기 증상도 줄일 수 있도록 애를 씁니다.
그런데 갱년기 치료를 받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콩, 석류, 흑염소, 칡, 백수오, 홍삼(화ㅇ락) 등
갱년기 건강기능식품을 같이 복용합니다. 의사에게 고지하지 않고 그냥 드십니다.
더 빨리, 더 많이 좋아지고 싶어서겠지요. 지금이 너무 힘들어서 말이죠.
그러면 의사의 계획은 모두 틀어지고 맙니다.
나도 모르게 호르몬을 쏟아붓고 있으니까요.
당연히 부작용도 많아지고, 이상한 증상들이 나타나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호르몬을 드실 때는 다른 약을 드셔서는 안 됩니다.
약으로 조절이 충분하지 않다면 약 용량을 증량하거나 약 종류를 바꾸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른 제제를 추가하는 식으로 해야 합니다.
나도 모르게 자신을 자꾸 위험에 노출하셔서는 안되겠지요.
저도 그렇게 융통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콩물을 신봉하는 모든 분들에게 딱 끊고 절대로 먹지 말라 할 생각은 없습니다.
최소한 호르몬제를 시작하고 적응하는 동안, 혹은 약을 변경하고 불안정한 기간 동안은 삼가주셔야
내 몸에 알맞은 호르몬 농도를 맞춰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 후에는 맛있고 든든하다면 드시라 할 겁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일반적인 범위 내의 섭취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콩밥, 된장국, 콩국수 이런 것 먹는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뭐든 갈거나 즙을 짜내어 섭취하게 되면 어마어마한 용량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
'누가 그렇게 먹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하루 콩물 5잔, 석류 20개 분량이 들어갔다는(?!) 석류캔디 3개, 아들이 생일 선물로 사준 홍삼 등을 복용하고 피가 계속 나서 오시는 분들을 매일 (메뉴는 늘 바뀌지만) 만납니다.
오늘 오신 분은 호르몬제를 끊고 칡즙을 드시겠다 합니다.
갱년기 증상을 약 없이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시는 것 압니다.
저는 의사인만큼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인 호르몬제에 대해서 더 쉽게 이야기하고 권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스스로가 생각해내고 고르고 골라 선택한 다른 대책도
완전히 안전하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신다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구 르네여성의원: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대구로 311, 범어애플타워 3-4층
[ 네이버예약 바로가기: naver.me/G5rpH6Dh ]
[ 홈페이지: reneclinic.co.... ]
[ 카톡상담: pf.kakao.com/_X... ]
16 окт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