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나딘이란 프랑스어로 석류를 뜻하는 Grenade에서 유래된 말로 석류시럽을 뜻합니다.
우리가 흔히 구할 수 있는 그레나딘 제품들의 성분표를 보면 색소와 감미료, 향료의 조합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석류 시럽임에도 석류가 단 1%도 들어있지 않은 것이죠.
그런데 왜 석류시럽이란 이름이 붙은걸까요?
단순히 색깔이 빨간색이어서? 그렇다면 굳이 왜 석류일까요.
딸기도 있고 라즈베리도 있고 크렌베리도 있고 체리도 있는데 말이죠..
과일을 이용한 시럽은 오래전부터 바텐더들이 많이 애용하는 재료였습니다.
최초의 바텐더 책이라 할 수 있는 제리토마스의 1800년대 중반 출간된 하우투믹스드링크와 바텐더스가이드에는 라즈베리, 딸기를 이용한 시럽들의 사용법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1891년 윌리엄 부스비의 아메리칸 바텐더에서 처음 그레나딘이 언급됩니다. 1908년 개정판에는 잭로즈와 클로버클럽에 그레나딘이 사용되고 있죠
그레나딘은 이렇게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 책들에서 언급한 그레나딘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레나딘과는 다릅니다.
당시 그레나딘은 석류, 설탕, 시트러스를 필수로 포함하며 풍미를 개선하기 위해 플라워워터를 종종 사용했습니다.
지금의 그레나딘이 단순히 단맛과 빨간색만을 제공한다면
이전 그레나딘은 보다 많은 풍미를 제공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지금의 그레나딘이 역사가 짧은 것은 아닙니다.
이 역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죠.
1872년 뉴욕대법원에서 그레나딘 시럽 제조 업체가 다른 경쟁업체를 고소한 사건이 있다고합니다. 경쟁업체가 석류가 들어있지 않은데 그레나딘이라고 팔고있다고 고소한겁니다.
이 고소건으로 볼 때, 1800년대 후반, 석류가 들어간 그레나딘과 석류가 없는 그레나딘을 만드는 서로 다른 업체가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00년대 그레나딘을 이용한 레시피는 미국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지만
당시 그레나딘에 대한 인식은 라즈베리나 딸기 시럽이 없을 때 사용하는 대체품으로서의 인식이 강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석류를 이용해 만든 그레나딘과
단순히 색과 단맛만을 제공하는 그레나딘이 공존하게 된 것이죠.
과거 1800년대 만들던 그레나딘을 만드는 법은 아주 쉽습니다.
물론 진짜 석류를 착즙해서 만드는 방법은 매우 귀찮고 고된 작업입니다만
요즘은 세상이 매우 좋아서 인터넷에서 석류100% 착즙쥬스를 구하기가 매우 쉽거든요
석류쥬스, 설탕, 레몬을 4:2:1 비율로 넣고 약 절반정도가 증발하도록 약한불에서 졸이면 끝입니다.
여기에 재료가 있다면 오렌지블러썸워터를 추가하던가 장미수등을 추가하면 좀 더 화사한 그레나딘이 만들어집니다.
세림원료식품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다양한 향료제품을 구할 수 있어요. 여기서 원하는 향료를 구해서 추가해보는 것도 재밌겠습니다.
이렇게 만든 그레나딘은 그냥 술 + 그레나딘 + 탄산수만 빌드해서 마셔도 매우 맛있구요
술 + 그레나딘 만 넣어서 쉐이킹해서 마셔봐도 매우 훌륭합니다.
그전까지 마셔본 그레나딘과는 전혀 다른 맛을 경함하실 수 있을겁니다.
이렇게 만드는 칵테일이 바로 데이지칵테일이거든요.
위스키 넣으면 위스키데이지, 데킬라 넣으면 데킬라데이지 입니다.
감사하게도 한국에서도 그레나딘을 직접만들어 제공하는 바들이 있습니다.
기회가 되어 이런 바에 방문하시게 된다면 잭로즈를 한번 드셔보세요. 기존 잭로즈와는 매우 다른 칵테일을 맛보실 수 있을겁니다.
아 참고로 이 그레나딘은 데킬라선라이즈, 바카디 같은 이쁜 그라데이션 모양은 안나옵니다...
#그레나딘#칵테일역사#칵테일재료
6 сен 2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