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에 작은 단역 하나 얻지 못해 방구석에서 울었던 청년은 오늘 대체할 수 없는 최고의 방송인이 된다. 그 놀라운 성취를 그저 "시간"의 역할이었다고 치부하기에는, 그 청년의 눈물이 너무 무거웠고, 하루에 대한 비장함이 남달랐고,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더 나아가기 위한 발악이 처절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토록 절실하게 하루를 나아가야 했던 사람들 앞에서 당신이 오늘 내딛지 않은 그 한걸음을, 내일은 내딛을 수 있을거라는 맹신은 얼마나 나태한 오만일까. 매일 전진하려고 발악해도 시련에 짓눌리고 풍파에 휩쓸려 후퇴해야만 하는 날도 존재한다면, 우리가 매일 한걸음을 내딛어야 할 이유는,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돌이켜보니 여전히 제자리였던, 돌아보니 텅 비어 공허할 뿐인 순간이 두렵기 때문이다. 매일은 오늘이라는 기회고 돌아보면 사라지는 것들이다. 정진 이란 멀리 뛰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