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제 닥터가 진단해 볼 곳은 중동입니다. 오일머니로 돈을 쓸어 담았던 석유의 나라 중동. 최근 그들의 최고 관심사는 '탈석유'라는데요. 중동이 탈석유를 외치는 이유와 일찌감치 석유 없는 시대를 대비해 온 '두바이'의 전략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중동 #탈석유 #두바이
어제 두바이 여행갔다가 귀국했는데, 정말 끝내주는 곳이었습니다~~ 미친듯이 높은 마천루들도 대단하고, 두바이몰은 길을 잃을 정도로 크고, 부르즈 할리파는 비행기 높이정도로 높더군요. 헤리티지 빌리지라고 하는 민속마을 박물관에서 두바이에 대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두바이는 그저 진주를 캐서 팔거나 어업하던 작은 어촌마을이었는데, 두바이의 전 아미르(지도자)인 라시드 알 막툼의 통치 시절, 국제적인 무역항으로 탈바꿈하고, 석유가 발견되면서 토대를 만들었고, 현 아미르인 셰이크 알 막툼은 부르즈 알 아랍, 부르즈 할리파 등을 세우고 관광도시로서 두바이를 발전시켰다고 합니다. 두바이는 대한항공 직항도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꼭 다녀와보세요. 사막체험도 꼭 해보시구요. 참고로 영상에 나온 7성급 호텔 부르즈 알 아랍은 1박에 약 200만 원 하는 곳입니다^^
틀린 사실이 몇가지가 있네요. 교육에 대한 내용이나 땅에 대한 내용. 아랍에미레이트 대학들은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대학 수업료를 깍아줍니다. 국립대학의 경우에는 두바이 시민권자에게는 등록금이 면제인 것으로 알고 있구요. 외국에 유학보내는 것도 주로 시민권을 가진 학생이 대상이고 공부를 꽤 잘 해야 합니다. 에메레이트의 모든 땅 들은 개인땅들이 아닌 경우에는 7개 에미레이트의 각 족장들 (영어로는 그냥 ruller라고 하고 지네 말로는 sheik 라고 함)이 소유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두바이의 경우에도 새 건물들은 모두 두바이 족장이 소유한 땅으로 보면 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두바이에서 나오는 석유는 미미 합니다. 아랍에메레이트에서 나오는 90이상의 석유가 아부다비에서 나옵니다. 나머지 10%도 안되는 량이 6개 에미레이트에서 나옵니다. 석유등은 두바이의 주력산업이 아닙니다. 두바이는 부동산, 금융, 관광이 주력 산업입니다.
이 양반아...7성급 호텔이 어딧어?? 글구, 두바이 아파트 공실이 상당하고, 두바이 아파트 15%가 임대형 숙박시설입니다. 300만명 중 원주민이 10%도 안되는데, 뭐가 매력 있겠습니까 빛 좋은 개살구...텐션도 예전같지 않고, 사회 발전은 이미 끝났고, 노동자는 넘쳐나나, 소비할 중산층이 없으니...
우연히 눈에 띄어서 영상을 봤다가 채널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틀린 정보도 많고, 중간에 빠진 이야기도 있는 듯 해서 정리해 봅니다. 1. 거지 월급이 8천만원? => 예전엔 이런 소리에 혹해서 몰려드는 원정 거지들도 있었지만 (진짜 거지로 부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꾼 중국 소년이 상해에서 에미레이트 항공 여객기 화물칸을 통해 밀항했다가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두바이 경찰이 그가 미성년자인 10대임을 감안해 처벌하지 않고, 고스란히 중국에 있는 부모 품으로 돌려보냈습니다만...), 요즘은 구걸행위 자체가 경찰 단속 및 체포 대상입니다. 거지가 가장 많을 매년 라마단 기간에 즈음해 몇백명의 거지를 체포했다는 뉴스가 나오죠. (올해 3~4월 라마단 기간에만 319명 체포) 2. 석유 버리고 이것에 집중한다? => 두바이는 석유가 고갈될 걸 알고 일찌감치 다각화를 꾀해왔습니다. (버리고 싶어도 버릴 석유가 없다는게 함정) UAE의 오일머니는 아부다비 것이고, 21세기들어 석유가 두바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제로에 수렴합니다. 3. 중동하면.. 석유와 부자? 라고 말하기엔 지나친 일반화입니다. 내전과 못 사는 걸로 뉴스에 나오는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 팔레스타인 등등도 다 중동지역에 포함지만 이들 국가들이 석유나 부자와는 거리가 있죠. GCC로 한정하면 또 모를까... 4. 부르즈 알아랍? 요즘은 VVIP가 묵었던 가장 넓고 비싼 3천만원짜리 스위트룸 두 개를 하나는 객실, 다른 하나는 전시실로 개조해 일반에게 공개하는 가성비 좋은 투어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가이드가 포함된 투어비용은 대략 9만원부터 시작...) 5. "우리 할아버지는 낙타를 타고 다녔고...." 이 이야기를 한 사람은 두바이 현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막툼이 아니라 그의 아버지 셰이크 라쉬드 빈 사이드 알막툼 (1990년 사망)입니다. 6. 이웃 산유국들 지도자 사이에서 보기 드물었던 셰이크 라쉬드의 이러한 혜안은 두바이가 다른 산유국들과 달리 1970년대부터 다각화를 꾀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그의 아들들도 유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경부 고속도로가 건설되었던 것처럼) 주위의 만류에도 석유 수입을 활용해 지은 라쉬드 항과 제벨 알리 항을 통해 80년대엔 역내 물류 허브, 물류를 끌어오고 나서는 자본을 끌어오는 차원에서 90년대 걸프전 등의 역내 환경을 이용해 금융 허브로 자리매김 했으며, 물자와 자본을 끌어온 90년대 후반부터는 두바이로 사람을 끌어오기 위해 부르즈 알아랍 같은 다양한 랜드마크를 지어왔습니다. 오일머니로 돈이 많은 아부다비가 관광객보다는 거주자 우선 중심의 도시개발 정책을 취해왔다는 점에서 큰 대조를 이룹니다. 7. 두바이 관광정책의 모토는 "한 번 놀러온 사람들을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 세계 최초, 최대, 최고, 세간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면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것에 집착해 왔습니다. (하다못해 폭탄주 도미노 세계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자연적으로 갖고 있는 볼거리가 없으니 심시티를 하고 있습니다만... 누군가 첫 두바이 여행에서 아무리 두바이에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다고 해도 몇 년 뒤 똑같은 걸 보러 또 가진 않을테니까요.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홍보해야 다시 관심을 불러모을테구요. 8. 마냥 발전할 것만 같았던 이러한 관광객 유치 위주의 개발정책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는데,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휘청하면 그 여파로 폭망한다는 겁니다. 외지에서 사람들이 유입되어 돈을 써야 투자금도 회수하고, 계속 새로운 걸 지을텐데... 경제 침체로 살기 힘든 상황에서 누가 해외관광을 다니겠나요. 이 약점이 확연하게 들어난 것이 2000년대 후반 세계 경제위기에 두바이가 아부다비에 금융지원을 받아야 할 정도로 부도 직전까지 내 몰렸던 결정적인 이유이고, 개장일까지 부르즈 두바이로 알려졌던 세계 최고층 타워 이름이 개장식에서 부르즈 칼리파로 이름을 바꾼 이유입니다. (아부다비 통치자 셰이크 칼리파가 저리로 장기 대출해주지 않았으면 두바이는 파산했을 것이기에...) 이로 인해 좌초된 야심찬 프로젝트들도 많았죠. 9. 이때의 악몽을 교훈삼아 두바이는 관광하기 좋은 곳이라는 이미지에 더해 2040년까지 관광하기에도, 터전을 잡고 살기에도 좋은 곳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 개발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이 있습니다만...) 10. 원래 외국인들에게 2~3년짜리 단기 거주권만 발급해왔던 UAE는 2010년대 후반 해외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을 유치한다는 목적(이라 말하고, 자국 내에서 개발 중인 부동산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서라 읽는) 일정 금액 이상의 부동산을 구입하면 골든 비자라는 이름의 투자자 비자로 10년 거주권을 내주기 시작했습니다.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외국인 거주자들에게 있어서 UAE에 오래 살면 매년 내야하는 비싼 임대비보다 보유세나 사치세 등의 내야 할 세금도 없는 나라에서 집을 사는게 더 경제적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구매를 망설이는 결정적인 이유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장기 체류할 수 있다는 보장을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10년 이상 사시는 교민들 중에도 이 곳에 이렇게 오래 거주할 줄 알았으면 이사다니지 말고 차라리 집을 살걸... 이런 생각들을 하시는 분들이 있죠). 장기 거주비자는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단기 거주권의 경우 로컬 스폰서가 반드시 필요 (일반적으로 회사)하고 해외에서 6개월 이상 체류하면 거주자격을 자동으로 상실하는 반면 , 10년 거주권의 경우엔 본인이 스폰서 자격을 갖기에 가족들에게도 거주권을 내줄 수 있는데다, 6개월 이상 해외에서 체류해도 거주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특혜를 주는 것도 장점입니다. 10. 두바이의 경제는 엑스포와 코로나를 통해 안전하게 즐기며 지낼 수 있는 곳임을 강조하며 오히려 분위기 반전을 꾀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맞물리면서 각종 제재로 갈 곳잃은 러시아 부호들을 비롯해 세금납부에 부담을 느끼는 전세계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중입니다. 일정 금액 이상의 집 (처음엔 현금 박치기로 35억원 이상이었지만 더 좋은 조건에 장기 거주권이나 영주권을 주는 나라들이 이웃에 생기면서 조건을 대폭 완화해 지금은 대출끼고 7억 이상, )만 구해도 10년 체류를 보장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부동산 판매가 기록 갱신 소식이 심심치 않게 뉴스에도 보도되고, 임대비도 인상 중이라는 뉴스들이 흘러나옵니다. 2010년대 후반에만 해도 공급 과잉이란 이야기를 들었지만, 지금은 해외 디벨로퍼까지 붙어서 그 이상으로 다양한 부동산 개발계획이 진행 중이기도 하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