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소중한 가족인 하나뿐인 누나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질주하며 소진한 불꽃 같은 삶.. 전쟁에 있어선 양 웬리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는 상승의 천재가 맞지만.. 자라면서 자기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볼 여유가 많이 없었기에, 정신적으로 미숙한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단명했다는 점에서 라인하르트가 안타깝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은영전에서 두 주인공인 라인하르트랑 웬리 중에서 더 호감가는 사람은 후자이지 싶습니다. 전자는 뭐랄까 작품 내에서 능력이 묘사되는 부분이 '아무튼 대단한 놈임'이라고 그냥 퉁 치거나 억빠하는 경우가 없잖아 있는데 후자는 그 능력이 발현되는 게 더 현실적이고 고충이 들어갔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더군다나 후자는 공화국이 압도적 다수인 현재 상황에 이입하기 딱 좋은 캐릭터이기도 하고요.
나의 영원한 우상. 모두가 양 웬리의 외부 역경에 공감할 때, 나는 라인하르트 의 내면의 고뇌에 공감하며 은영전을 보았다. 완벽해 보이지만, 그 안의 미숙함과 그로 인한 투쟁. 그런 그의 진정한 모습을 알지 못한 채, 그저 완벽해보여서 별로라는 사람들은 은영전을 제대로 읽어보긴 했을까.
라인하르트는 삼국지연의의 손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인재였지만, 너무나 짧은 생을 살았죠. 얀 웬리가 게으른 제갈공명이라면 (유비의 유언을 거절한 것 처럼), 라인하르트는 너무나 잘나갔지만, 너무나 짧은 인생을 살았어요. 그래서 얀과 라인하르트는 비교할 수 없어요.
아뇨.오벨슈타인에 책략이란건 잠깐 그때만 그럴싸한거지.장기적으로 봤을땐 항상 신생 로엔그램 왕조에겐 해악으로 돌아왔습니다. 소탐대실이라 그러죠.지금 순간에 자그만한 이득때문에 미래에 큰 리스크를 지는거. 오벨슈타인에 정략은 딱 그 수준입니다. 베스타랜드 핵공격안막은것,키르히하이스 푸대접,랭 중용,오벨슈타인에 풀베기 등등. 딱 그때는 그 논리는 그럴싸하죠. 하지만 저 정략들에 결과는 어떠했나요? 모두 안해도 될 전투,안죽어도 될 사람에 죽음.을 야기하며 완벽한 실패로 끝났죠. 현대 조직에서도 근시안적 기획안만 올리며 게다가 조직내 모든 사람과 트러블을 일으키며 자신에 상사를 상급자가 아닌 대놓고 회사에 부품으로 여기는 부하직원은 해고1순위 입니다. 삼국지보면 오벨슈타인이랑 비슷한 타입에 참모가 한명 나옵니다. 원소군에 곽도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