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용이 아닌 OVA의 시대를 열었다는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획을 그은 작품 "메가존 23"입니다. 지금에야 익숙한 설정이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매트릭스 세계관, 그리고 작화로 승부하기 위해 당시에 날고기는 애니메이터들이 이 작품에 대거 참여했다고 하지요. 오늘도 저희 곽씨네 채널을 방문하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멋진 하루되세요.
뭐랄까, 여러가지로 메트릭스한테 영향을 준게 아닌가 싶은 작품인게 1. 제한 당한 폐쇄 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 2. 그 사회를 지배하는 거대 컴퓨터 3. 그 비밀을 알고 사회 전체로 부터 공격 받는 주인공과 그 주인공을 도와주는 비밀 결사대 등등 여러가지로 시대를 앞서나간 내용이었죠. 참고로 로봇 게임으로 유명한 아머드 코어 3도 이 설정을 채용한 흔적이 있습니다.(제어되는 지하 도시에서 살아가는 인류, 거대 컴퓨터를 이기고 나니 지상으로 나가는 문이 열린다든가 등등)
스토리도 괴물급이고 작화도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중의 명작이지만.. 음악도 정말 좋아요... 음악 지금도 자주 들을 정도의 명곡이 몇개가 있다능.. 미국에서도 메가존에 뻑간 양덕들이 여럿있고 리메이크 해달라고 여러차례 조르기도 한 최강 명작중의 명작임.. 아는 사람들만 아는 초명작이라 문제지만...
당시는 세기말적인 그런 느낌이 강했어요. 지구 멸망이 가까이 왔다 그런 작품들이 꽤 나왔죠. 노스트라다무스 예언도 떠들썩 했고 태양계 행성 크로스... 보이저1,2호 우주로 보낸지 몇 년 된 때라 지구로 전송하는 자료들도 있었고 어릴 때 과학관 견학 자주 갔었네요. 영화 스타워즈도 나오고. 우주에 대한 이야기들이 대단한 인기를 끌던 때였어요. 공상과학 만화들도 속속 나오기 시작했고. 건담, 아키라, 마크로스... 괴수 시리즈도 엄청 나오고. 울트라맨, 고질라, 가메라... 그 뒤에 총몽, 공각기동대 같은 애니들이 나왔고. 버블 시대의 일본은 세계 제일이었죠. 뭐든 다 할 수 있었고 뭐든 만들 수 있었고 아무리 비싸도 다 살 수 있고 다 팔아 먹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던 때. 마크로스 극장판처럼 돈을 퍼부어서 만들어도 이윤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런 작화를 만들어냈고. 사람들도 봐줬죠.
당시 2D 셀작화로 할 수 있는 초고급 작화 기술들이 총 동원된 작품이었죠. 파트1,2,3 마다 제작되는 시간차와 작화감독의 차이에 따른 연출의 변화와 차이도 볼 수 있어 버블경제 시대의 애니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확인할 수 있는 샘플 같은 작품이기도 하고요. 샘플이라는 점에서 몇 가지 더 고르자면 OVA 한정해서 버블검 크라이시스(TV판이 아닌 OVA한정.)와 싸워라! 이쿠사-1 도 지금은 원로급의 애니메이터들이 총 출동해서 그린 작품이니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쇼고 역 성우는 파트2의 야오 카즈키 성우가 훨씬 잘했다고 봅니다. 파트1의 쇼고 성우인 쿠보타 마사토는 청춘 배우 출신인데 목소리는 저 당시에도 영 좋지 못했습니다. 헌데 PS3판 메가존23에서 쇼고역을 쿠보타 마사토가 그대로 맡았는데 20대 쿨한 외모에 70대 할아버지 목소리가...지금은 일본의 어린이TV 프로 쪽에서 일하시고 계시죠
요즘같이 디지털 채색이나 cg작업이 단 1도 없이 온니 100%수작업 연출. 지금봐도 고퀄이다. 이런 하이퀄리티 작품이 나온 것은 80년대 초중반부터 딱 90년대 초반까지. 그 이후는 뭔가 표현이 좀 그렇지만 저가 양산형의 느낌. 더이상 버블기의 장인정신같은건 느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