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니토드] 프레스콜 현장 - The Worst Pies in London (이규형, 김지현) 

아이고! 깜짝이야 귀신인줄 알았네! 잠깐이면 돼요 자 앉아요! 여기! 손님 얼굴 본지 오래돼서 기억도 안나 파이 한조각 드릴까 횡설수설해도 이해해줘요 악! 뭐야 또? 조금 더럽기해도 전염병이 든건 아니에요 죽어랏! 죽어라 열심히 살아봤자 젠장 파리만날려 휘 여깄어요 술도 한잔 드릴까? 손님 탓 안할순 없죠 런던에서 제일 고약한 파이 나도 왜들 안먹는지 알죠 모르면 안되죠 이 도시 최악의 파이죠 부인 할 수 없는 최악의 파이 직접 한번 맛봐요 토 할 것만 같죠? 메스꺼워 죽죠 빵껍질 뿐이니 한모금 마셔요 최악의 파이죠 이게 전부 고깃값 때문

아! 손님이다! 아잇 잠깐만 어디가요 아 깜짝이야 귀신인줄 알았네 일단 이리와서 좀 앉아요 좀! 아니 손님구경한 게 너무 오랜만이라 파이 하나 드릴까요? 아 내가 지금 내 정신이 아니네 에잇 넌 뭐야 살짝 누추하지만 가게 문 닫은 건 아니에요 죽어라 죽어라고 해도 어째 손님들이 오지 않네요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할래요? 그냥 팔자려니 하죠 런던에서 가장 끔찍한 파이 이딴 걸 대체 어떻게 파니 어쩔까 서럽다 나조차 거부한 이 파이 난 왜 이걸 만들었니 돌았니 한 입 드셔보세요 어때요 역겹죠 쏠리죠 알아요 난해한 맛이죠 자 이걸 마셔요 이 끔찍한 파이 고깃값을 생각하면 욕 나오네 이러니까 다들 길바닥에서 죽은 동물들만 보면 눈 돌아 가 좋다고 침이 꼴깍 넘어 가 무니부인 파이 가게 요즘 잘 되는 게 뭔가 수상해 동네 고양이들 씨가 말랐어 아주 난년이죠 똑똑한 여편네 고양이를 넣었대 난 그런 짓 못해 속이 울렁대고 배가 아프네 망할 고양이 어떻게 잡았대 먹고 살기 힘든 인생 파이만큼이나 답이 없어요 갈수록 심란하다 이 떡진 덩어리 푸석한 껍데기 맙소사 곰팡이 그 맛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