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목이 더 슬픈 이유는 송화(차지연)의 아버지가 완벽한 소리를 하라는 이유로 약을 먹여 눈을 멀게하고, 그 죄책감에 죽게된다. 그리고 그 한을 심청가의 심봉사가 눈을 뜨는 대목으로 소릴 쏟아내는데, 송화의 그 심정을 가늠조차도 못하겠음. 자신의 눈을 멀게한 아버지를 보낸 송화가, 소리를 통해 눈이 먼 청이의 아버지를 표현하는데 이건 슬픔이란 단어로도 담을 수 없고 한이라는 말 밖에 표현이 안됨.
심 황후 물으시되 거주성명이 무엇이며 처자 있나 물어보아라 심 봉사 처자 말만 들으면 먼 눈에서 눈물이 뚝뚝뚝 떨어지며 예 소맹이 아뢰리다 예 아뢰리다 예 소맹이 아뢰리다 소맹이 사옵기는 황주도화동 고토옵고 성명은 심학규요 을축년 정월달으 산후달로 상처허고 철모르는 딸자식을 강보에 싸서 안고 이 집 저 집을 다니면서 동냥젖을 얻어 먹여 겨우겨우 길러내어 십오세가 되었는디 이름은 청이옵고 효행이 출천하야 그 애가 밥을 빌어 근근하게 지내갈 적 우연히 중을 만나 공양미 삼백석을 부처님께 시주허면 소맹 눈을 뜬다 헌디 효성 있는 내 딸 청이가 삼백석에 몸이 팔려 인당수 제수로 죽은 지가 우금 삼년이오 눈도 뜨지 못하옵고 자식만 팔아먹은 놈을 살려둬 쓸데 있소 당장 목숨을 끊어 주오 심황후 거동봐라 이 말이 지든마든 산호주렴을 거들쳐버리고 부친 앞으로 우루루루 아이고 아버지 이게 웬 말이냐 누가 날더러 아버지라고 허여 나는 아들도 없고 딸도 없소 무남 독녀 외딸 하나 물에 빠져 죽은 지가 우금 삼년인디 아버지라니 누구요 아이고 아버지 여태 눈을 못 뜨셨소 아버지 눈을 뜨소 어서 어서 나를 보소서 인당수 풍낭중에 빠져죽던 청이가 살아서 여기 왔소 아버지 눈을 뜨소 어서어서 소녀를 보옵소서 심 봉사 이 말을 듣고 에으이 청이라니 이게 웬 말이냐 내가 죽어 수궁을 들어왔느냐 내가 지금 꿈을 꾸느냐 죽고 없는 내 딸 심청 여기가 어디라고 살아오다니 웬 말이냐 내 딸이면 어디 보자 아이고 갑갑허여라 내가 눈이 있어야 내 딸을 보지 어디 어디 어디 내 딸 좀 보자 두 눈을 끔적끔적끔적거리더마는 끔적끔적끔적거리더니 두 눈을 번쩍 떴구나
서편제에서 저장면은 송화의 한을 풀어내는 장면이면서 오랜세월 만나지 않은 누나 동생이 재회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뮤지컬내용으로 봤을때 저 씬에서는 심청가소리보다도 송화와 동호의 재회와 송화의 한을 전체적으로 보일수 있게 음악을 넣은것같아요 그리고 배우의 소리가 작아지고 음악이 커지면서 2막이 끝이나기도 하구요
+박성훈 아! 역시 그렇군요! 제가 과거 국악계에 몸 담았었는데요 판소리 하는 사람들은 판소리라는 틀 안에 얽매여 저런 표현을 잘 해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물론 퓨전음악에서는 조금 더 그것을 표현해 내는 경우도 더러 있긴 했습니다만 전통판소리에서는 그냥 주어진 틀 안에서 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었거든요. 무튼 좋은 설명 고맙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판소리가 점점 가요에 밀리고 있는데 전 그 이유가 감정표현보다 주어진 소리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리가 아무리 좋아도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그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저 박제된 예술인 것을... 소리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관객에게 스토리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다른 길도 생각해 보는 것이 판소리가 더 커나갈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판소리를 좋아하고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정말 공감하는 글입니다.
@@user-lm1jz1ve7t 네. 판소리의 예술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접근성이 다소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특별히 판소리에는 사자성어나 고사성어가 굉징히 많이 등장하죠. 예를 들어 "기산영수 별건곤 소부 허유 놀고"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이해하고 공감하려면 배경 지식이 뒷받침 되어야 하지요. 말이라는 것은 그것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들리는 법이니까요. 이런 부분들을 알아듣기 쉽게 풀이해서 보여주는 시도가 있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일례로, 어떤 공연장에서는 판소리 공연을 할 때 자막을 넣어주더라구요. 그렇게 하면 그나마 창자와 관객과의 거리감을 좁혀주는 듯 했습니다. 이런 시도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무대를 영상으로만 봤을땐 저 bg음악이 묘하게 안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드디어 서편제 무대를 직접 보고나니 저 음악이 되게 감정을 고조시키더군여 눈물 흠뻑 쏟고 왔습니다 뮤지컬 감동ㅜ 영상보니 감정이 되살아나네요ㅠ 차지연 배우님의 서편제는 꼭 공연장에서 보세요! 지금 공연이 1-2주면 끝나던가ㅜ 아쉽지 않게 또 보러갑니다
차지연배우님 서편제 보고 왔습니다 ,,, 3-4년전 정말 하루가 멀다하고 본 영상이었는데 실제로 제 눈으로 이 장면을 보고 있으니 눈물이 안멈추더라구요 ,, 그러면서도 무대 위의 차지연 배우님의 모습, 표정, 목소리를 놓치고싶지 않아서 울면서도 숨참고 보던 장면이었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서는 더 많이 찾아 볼 영상인 것 같아요 서편제를 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 송화의 서사를 그대로 담아내 모든걸 표출하는 장면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 눈을 떴다는 장면에서는 정말 저도 눈을 뜬 기분 ,,, 차지연 배우님 그저 감사합니다 ,,,
맺힌 한도 없고 불만도 없고 걱정도 없고 지금 내 인생이 행복한데도 이 공연영상을 볼때마다 눈물이 쏟아진다. 이 영상을 보는 단 몇분 동안 내 감정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그 결과를 신체에 나타나게하는 건 마법같은 일이다. 배우의 감정이 내게 전해져서 나까지 어깨를 들썩이며 울게 만든다. 이런 연기와 보컬은 감히 상업적인 부분이나 기술적인 부분으로 평가하기엔 예술의 영역에 가깝다. 어쩌면 미켈란젤로나 다빈치보다도 예술성면에서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인간 내면을 건드리고 감정을 끄집어 내는 것이 예술이라면 이만한 예술을 찾기가 힘들다.. 차지연 배우님 노트르담드 파리때 마지막으로 뵈었는데 병 나으셔서 너무 다행이고 활동 많이해주시길.. 국보입니다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