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끝 흐리면 만만해 보이는 게 언어 특성도 한 몫을 한다 봄. 한국어는 어미 변화(~하고, 해서, 하면 등)나 조사(~이/가, ~을/를, ~에게 등) 붙이기를 하면서 의도를 전달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이걸 흐리는 건 언어를 못하는 것과 결과적으로 같음. 일상적인 환경에서 언어 구사력이 낮거나(예: 아이들) 언어가 안 되는 존재(예: 짐승들)는 그렇지 않은 입장에서 열등하게 보이기 때문에 머리로는 상대방도 똑같은 사람인 걸 알아도 무의식적으로는 만만한 존재로 비춰지기 마련. 한국어는 주어가 굳이 필요없는 언어라서 주어고 나발이고 다 빼먹어도 서술어(~하다, 한다 부분)만큼은 꼭 챙겨야 함. 그냥 뇌 비우고 생각하자면 동사 하나만 분명하게 말하면 만만하다기보다는 차갑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음. 같은 원리로 말끝을 길게 늘여 강조하면 감정적으로(예: 싫다아아~~!) 혹은 오버하듯(예: 무섭겠어요오오~~!!) 느껴짐. 한국어는 말끝에 얼굴이 달린 언어라는 거 알아 두면 좋음.
저도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모든 분들이 그런건 아니지만 간혹 가다가 가끔씩 4-50대 분들이 간호해줘서 고맙다고 남자친구는 있냐, 번호 줄 수 있냐, 맛 있는 거 술 한잔 사겠다 등등 하시는 분들 더러 계시더라구요… 입사 초반에는 저도 당황해서 웃으면서 안된다고 했는데 이제는 네~ 안돼요~ 하고 넘어가거나 정색하거나 하게 되더라구요… 단호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ㅠㅠ
전 어, 음 안쓰면서 최대한 말 안더듬을려고 노력하니깐 대답같은건 빠릿빠릿하게 하긴 하는데 꼭 대화하고나서 ' 아 이말 할걸..., 아 이 말 괜히했나...'같은 생각이 꼭 들더라구요! 이것때매 몇몇 친구들이랑 멀어진것같기도 하고 신경쓰일때도 자주 있는데 계속 연습? 하다보면 괜찮아 지겠죠..?
사실 어,음 이나 말더듬는것도 너무 심하지만 않으면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예요! 그래서 계속 말하는거에 대해 후회하신다면 가끔씩은 어,음을 쓰셔도 괜찮아요 :) 다만 문장의 마지막을 힘줘서 깔끔하게 끝내주시면 좋아요 끝부분만 명료하게 말해도 말 전체가 명료해보이거든요 그러니까 기존의 언어습관에 대해서 너무 스트레스 받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충분히 고민하고 배려해서 말한다는 장점의 특징일수도 있으니까요 화이팅입니다ㅏ
찝적거리거나 무리하게 부탁하는 사람들한텐 그냥 할말 딱 하는게 맞음. 나도 아..그건 안될거같아요 ㅎㅎㅎ..죄송해여 ㅎㅎㅎ하면서 넘어갔었는데 이새끼들은 말을 못알아 먹는구나 싶어서 이젠 그냥 알아먹기 쉽게 본론만 얘기함. 싫어요. 안돼요. (왜요?) 싫으니까요. (그니까 왜요 이유가 있을거 아니예요) 제가 싫다는데 이유가 왜 필요해요 그냥 싫다구요. (한번만 ~~면 안돼요?) 네 안돼요. (진짜 안돼요?) 네. 진짜 끈질겨도 보통은 여기서 끝남 ㅇㅇ.. 뭐 우리 방침이 어째서 그러면 안된다 뭐한다 해봐야 말싸움하는 시간만 길어짐.(무리한 부탁을 할때는 한번정도는 이유를 말해주고 저렇게 해야됨. 안그럼 탈남.)
서비스직이고 말투자체가 차갑게가 안어울린다 싶으면 조금 능글스럽게 대처해보세용 !! 뭐 사줄게~~ 하면 '사주시면 저야 감사하죠~(공감) 근데 병원에서 사적으로 뭐 얻어먹고 그런걸 금지시켜서용(남에게 책임 떠넘기기) 돈으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농담)' 으로 끝내는 식으로요! 그래도 하는 분들한테는 말투는 차갑게 못해도, 내용은 직설적으로. '거절했는데 이러시면 조금 부담스러워용ㅎ' 이라고 장난인척 하면 90프로정도는 그냥 넘어가드라구요 !!
친척 중에 간호사가 몇 명 있는데, 진짜 하나 같이 사연자랑 비슷한 경험 있는 게 소름끼친다. 직업을 떠나서 일 할 때, "불친절"해서 좋을 거 없으니까, 사람 대 사람으로 일 하니까 "친절"하게 구는 거다. 님한테 "유독" 친절한 것도 아니고, "관심"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라고!!!
목소리만 작아지는 건 이해라도 하겠는데 "이랬는데 저랬는데"라면서 말을 하다 마는 게 개짜증남. 남이 알아서 본인 의도를 알아차려 달라는 거 같음. 순간 용어가 생각 안 나서 '그 있잖아 그그' 하고 버벅거리면 "이거요?"라고 맞춰주는데 배려도 정도껏이지 본인이 상전도 아니고 입술 공주인가 싶음. 초딩 때 교사가 윗사람 앞에서 저렇게 혼잣말 식으로 저러는 거 반말 하는 거라고 하지 말라함. '아이의 자존감'이라는 책에서도 애가 무슨 말 하려는 지 알아도 대신 말해주지 말라고 함. 그러면 남들이 말하지 않아도 맞춰주니까 계속 말끝 흐린다고 끝까지 똑바로 말하게 하라 함. 피자런에 전화 주문했을 때 직원이 "피자시키면 증정품 행사가 있는데" 라고 말 안 끝나서 가만히 있었는데 "여보세요?" 이럼. 그래서 제가 "증점품 행사가 있는데"라고 받아침. 그제서야 똑바로 설명함. 말 저런식으로 하면 윗사람한테도 '그런데요?' '그렇군요' 라고 하면서 뭐 해달라는 의도를 알아도 안 해줌. 물론 제가 싫은 만큼 남한테 이랬는데 저랬는데 이런 식으로 말 안 끝냄. 뭐라 표현이 어렵거나 용어가 안 떠오르면 대충 도와줄 수 있냐고 마무리하면 됨.
말 잘 하는 방법은 진짜 자신 있게 하는 게 맞음 중1 때 쌤이 선풍기를 풍선기라 불러서 애들이 왜 그러냐 했는데 장난으로 엥? 벽에 붙어 있으면 풍선기라 해 서있는 선풍기는 ‘선’풍기라서 그런 거고 열기구 같잖아 모습이 그래서 풍선기야 하니까 애들이 믿음;; 목소리 큰 애가 이긴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