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생각을 켜둔 채 잠이 들었다. 엎드려서 잔 거 같은데 깨어보니 천장을 보고 있었다. 코가 막혀서 입으로 숨을 쉬었는지 목이 아팠다. 눈물도 흐르기가 지쳤는지 종유석처럼 노랗게 굳어 있었다. 오래 잔 거 같았는데 세 시간이 채 흐르지 않았다. 왼팔은 베개를 축으로 곧게 뻗어 있고, 오른팔은 왼쪽 가슴에 놓여 있었다. 나는 자는 동안 꾸지 못한 꿈을 이제야 꾸고 있는 것일까. 쓰다듬을 머리칼이 없어 손은 오갈 데 없었다. 벼랑 끝에 떨어져 뭐라도 붙잡는 사람처럼 괜한 내 머리칼만 쥐어뜯었다.
이별은 사랑했던 사람과, 사랑했던 나를 함께 버려야 하는 것. 그를 잊었다 해도 그를 좋아했던 나를 못 잊어 그 생각이 나게 되는 것. 엘리베이터의 양쪽 거울처럼 어디로 고갤 돌려도 그때의 내가 서 있다. 너는 어디서 뭘 하고 지내는지 몰라도 난 어디서 무엇 하고 지내는지 너무 잘 알기에.
우리 모두는 그를 잊기 벅찬 것보다, 그를 애정했던 나였음의, 다정함을 잊기 벅찬 것이다.
제목과 본문은 작가의 도서 '다시 사랑하고 살자는 말' 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Image : 봄날은 간다(movie)
00:00 김민성 - 오아시스
04:04 김민성 - 놓아준다는 것
08:02 김민성 - 바다만 해질 테요
12:38 선우정아 - 무음
16:07 이예린 - 뜬구름
20:18 데이먼스이어- Busan
23:15 크르르 - 지나는 마음에게
26:36 김필선 - 인형의 꿈
29:14 다린 - 저 별은 외로움의 얼굴
32:57 다린 - 어쩌면 우리
38:50 밍기뉴 - 작별하지 않는다
#플리 #플레이리스트 #인디음악
22 июл 2024